그 꿈을 깨우면 어떻게 할까요? / 신석정
어머니
산새는 저 숲에서 살지요?
해 저문 하늘에 날아가는 새는
저 숲을 어떻게 찾아간답디까?
구름도 고요한 하늘의
푸른 길을 밟고 헤매이는데......
어머니 석양에 내 홀로 강가에서
모래성 쌓고 놀 때
은행나무 밑에서 어머니가 나를 부르듯이
안개 끼어 자욱한 강 건너 숲에서는
스며드는 달빛에 빈 보금자리가
늦게 오는 산새를 기다릴까요?
어머니
먼 하늘 붉은 놀에 비낀 숲길에는
돌아가는 사람들의
꿈 같은 그림자 어지럽고
흰 모래 언덕에 속삭이던 물결도
소몰이 피리에 귀기울여 고요한데
저녁바람은 그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언덕의 풀잎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내가 어머니 무릎에 잠이 들 때
저 바람이 숲을 찾아가서
작은 산새의 한없이 깊은
그 꿈을 깨우면 어떻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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