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代謝)증후군을 아십니까' .
당뇨와 심장병 등 성인병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이들 성인병의 뿌리를 이루는 대사증후군이 주목받고 있다.
대사증후군이란 당뇨.고혈압.동맥경화.뇌졸중.비만.고지혈증.심장병 등 각종 성인병의 씨앗이 한 사람에게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관찰되면서 명명된 신조어.
1980년대 초 미국에서 처음 거론되기 시작해 현재 학계에서 정설로 인정하고 있다.
원인은 잘 모르지만 신진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 이상에 흡연과 운동부족 등 환경 요인이 겹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사증후군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성인병을 개개의 독립된 질환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하기 때문. 겉으로 드러나는 성인병의 모습은 다양하지만 뿌리는 하나라는 것이다.
예컨대 뚱뚱하고 혈압이 높은 사람은 영락없이 동맥경화와 고지혈증이 있고, 당뇨와 심장병.뇌졸중에도 잘 걸린다.
이들 성인병 중 한가지만 갖고 있어도 다른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서너배 이상 증가한다.
예컨대 당뇨 환자는 심장병 발생률이 정상인에 비해 네배나 높다. 문제는 대사증후군에서 비롯된 성인병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
● 성인병 대부분 복부비만서 시작…女 32인치, 男 36인치 이상 위험 콜레스테롤 수치도 관리 잘해야
이종구심장클리닉 이종구 박사는 "최근 10년새 한국인의 사망원인 중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질병이 바로 당뇨(85% 증가)와 심장병(79% 증가)" 이라고 설명했다. 대사증후군을 이겨내는 것이 성인병을 극복하는 지름길인 셈이다.
대사증후군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생활지침은 뱃살을 빼는 것이다. 한국성인병예방협회 허갑범(연세대 의대 교수)회장은 "복잡해 보이는 대사증후군도 결국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복부비만과 만난다" 고 지적했다.
복부비만이란 내장에 기름이 낀 상태. 단순히 뱃가죽이 두꺼워지는 피하지방의 비만이 아니다. 따라서 손가락으로 집어본 뱃가죽이 얇다고 방심해선 안된다.
특히 팔과 다리는 말랐는데 배만 튀어나온 유형이 위험하다. 대사증후군의 시작을 암시하는 복부비만의 기준은 줄자로 배꼽을 중심으로 쟀을 때 여성 80㎝, 남성 90㎝. 인치 단위로 환산하는 바지 치수로는 여성 32, 남성 36 이상이다.
복부비만과 함께 눈여겨봐야 할 것은 콜레스테롤 수치.
대사증후군으로 각종 성인병이 생기기 전부터 나쁜 콜레스테롤(LDL)은 올라가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내려간다.
나쁜 콜레스테롤은 1백60㎎/㎗ 이하로, 좋은 콜레스테롤은 대개 40㎎/㎗ 이상이어야 한다.
뱃살을 빼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높이며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운동. 그러나 복부비만과 함께 고혈압.심장병 등 대사증후군의 조짐이 나타난 경우라면 약물요법이 권장된다.
가장 널리 쓰이는 약제는 아스피린과 콜레스테롤 저하제. 여기에 최근 식품의약청으로부터 뇌졸중과 심장병 재발 억제제로 허가받은 트리테이스도 참고할 만하다.
트리테이스는 19개국 9천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4년6개월 동안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 뇌졸중과 심장병 사망률을 각각 32%.20% 낮추었으며 당뇨 발생률도 34% 감소시키는 효과가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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