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건강한 식생활 유도 위해 1일 2회 하얀 거짓말
“과일과 채소를 즐겨 먹으면 더 크고 튼튼해져요. 시금치는 네 몸을 뽀빠이처럼 탄탄하게 만들어 줄거야.”
보통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과일과 채소류를 빈번히 섭취토록 유도하고 청량음료는 덜 마시도록 하는 등 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매일 평균 2회에 걸쳐 악의없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예로 80%의 엄마들이 “당근을 먹으면 눈이 좋아져서 어두워도 잘 보인단다” 또는 “밥을 잘 먹으면 머리카락이 잘 자라요” 등 거의 고전적인 거짓말을 수시로 자녀들에게 건네는 것으로 집계되었을 정도.
이 같은 사실은 영국의 유아용품업체 필립스 에이벤트社(Philips AVENT)가 런던에 소재한 온-라인 서베이 컴퍼니 원폴닷컴(www.OnePoll.com)에 의뢰해 3,000여명의 아이엄마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후 지난 1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것이다.
필립스 에이벤트社의 한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이전까지 본 적이 없던 음식을 먹도록 부추기는 일은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전쟁(nightmare)에 다름아니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엄마들에게 식사시간은 하루 중 가장 스트레스가 쌓이는 때”라고 단언했다.
게다가 몸에 좋은 식품으로 손꼽히는 과일과 채소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먹기 싫은 음식(worst foods)이기 십상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또 바로 그 같은 이유 때문에 많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하얀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들 가운데 3분의 2에 가까운 이들이 “아이들이 건강하고 균형된 식생활을 영위토록 유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40%는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아이들이 먹는 일에 간섭해야 하는 현실에 죄책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심지어 60%의 응답자들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도록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다”며 고민을 호소했다.
같은 맥락에서 50%의 응답자들은 “아이들이 그 동안 잘 먹던 음식을 어느날 갑자기 먹지 않을 때면 하얀 거짓말을 구사하곤 한다”고 답변했으며, 70%에 육박하는 응답자들은 “자녀가 까다로운 식성의 소유자라 생각한다”는 답을 내놓았다.
이밖에도 89%는 “자녀가 적절하게 영양섭취를 하고 있는지 걱정스럽다”고 답했으며, 13%가 “의사 또는 영양사를 찾아가 상담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는 말로 속내를 내비쳤다. 41%는 “자녀가 즐겨 먹는 음식을 자주 감춘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자녀들의 식생활과 관련해 부모가 가장 빈번히 구사하는 하얀 거짓말들은 다음과 같이 파악됐다.
1. 채소를 많이 먹으면 몸집이 더 크고 튼튼해진단다.
2. 당근을 즐겨 먹으면 눈이 좋아져서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보인다고? 당근이지~
3. 밥을 잘 먹어야 머리카락이 잘 자라 멋진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지.
4. 시금치 먹으면 뽀빠이 근육 부럽지 않다.
5. 이건 과일이 아니라 스포츠 캔디야.
6. 사과씨를 먹으면 뱃속에서 사과나무가 자라요.
7. 옥수수(sweetcorn) 많이 먹으면 거인(Big Green Giant)처럼 커져요.
8. 아이스크림 차(車)는 아이스크림이 떨어지면 그저 음악을 들려줄 뿐이란다.
9. 그래, 먹지마.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고 말지. (먹도록 유도하기 위한 심리게임)
10. 청량음료 마시만 이빨만 썪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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