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콩은 대두(大豆)라고도 한다. 식용작물로서 널리 재배하고 있다. 콩에는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 천연의 황산화 물질과 노화방지와 스태미나를 촉진하는 토코페롤을 비롯해 비타민류와 칼슘, 칼륨, 셀레늄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다. 이처럼 콩이 대체적으로 건강에 좋다는 것은 아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콩을 많이 먹으면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들의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두부 등 콩류 음식은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부인암 예방에 효과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콩을 많이 섭취하면 위암을 예방한다는 보고가 국내 최초로 보고되며 위암 예방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콩의 암 예방 효과에 대해 알아본다.
"콩 섭취, 위암 막는다"…서울대 의대, 유전체 코호트 연구결과
최근 콩의 인체 내 대사 성분인 이소플라본 혈중 농도가 높은 경우 위암 발생 위험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첫 규명됐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팀(박수경 교수, 질병관리본부 고광필 박사)은 암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가장 신뢰성이 높은 연구방법인 '유전체 코호트 연구'를 통해 콩의 위암예방 효과를 확인했다. 콩의 인체 내 대사 성분인 이소플라본 혈중 농도가 높은 경우 위암 발생 위험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최초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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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콩의 인체 내 대사 성분인 이소플라본 혈중 농도가 높은 경우 위암 발생 위험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첫 규명됐다. | 연구팀은 1993년부터 함안, 충주 등 4개 지역에 거주하는 건강한 일반 주민 19,688명에 대해 설문조사 및 혈액 검사를 실시한 후, 2003년까지 10년 이상 추적, 새로운 위암 환자가 131명 발생됐음을 확인했다.
이들 위암 환자군과 비교하기 위해 같은 코호트 내에서 환자 1인당 3명씩의 대조군 393명을 개별적으로 짝을 지으면서 뽑은 후, 10년 전에 이들 개개인이 가지고 있었던 인체 내 어떤 성분이나 위험요인이 위암의 발생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는지 비교했다.
이 과정에서 10년 전에 건강한 상태에서 채취해 장기간 영하 70도의 초저온 냉동 보관한 혈액 시료를 이용해 콩 섭취와 관련된 어떤 생체지표가 10년이 경과하는 동안 위암의 발생에 관여했는지를 규명했다.
환자-대조군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2003년까지 추적 관찰한 대상자 중에 위암이 발생한 131명의 환자군과 393명의 대조군으로부터 채취한 혈액 시료에서 이소플라본 수치를 비교했다. 이소플라본이란 주로 콩 섭취 후에 인체 내에서 관찰되는 대사물질을 뜻한다. 제니스테인(Genestein), 다이드제인(Daidzein) 형태로 대사되고, 다이드제인(Daidzein)은 다시 이퀄(Equol)로 변화한다. 이를 모두 합쳐 '이소플라본'이라 부른다.
그 결과, 제니스테인(genistein와)과 이퀄(Equol)의 혈중 농도가 가장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에 비해 위암에 걸릴 위험이 50%나 낮았고, 다이드제인(daidzein)의 경우는 위암 위험이 마찬가지로 80%나 낮게 관찰됐다. 특히 세 가지 이소플라본 대사물질이 모두 가장 낮은 사람에 비해서 세 물질의 농도가 모두 높은 사람의 경우는 91%까지 위암 위험이 감소됨을 확인했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는 "결론적으로 콩 섭취에 따른 이소플라본 혈중 농도가 높은 사람에서 위암의 발생 위험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콩의 섭취가 위암의 위험을 막고 위암을 보호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위암의 위험인자로는 짠 음식과 더불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경우 위암이 잘 걸린다는 사실은 선행연구로 이미 밝혀진 바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박테리아 요인 이외에도 콩을 적게 섭취하는 경우 위암의 위험이 2배 정도 증가시킨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는데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콩을 함유한 다양한 식품의 섭취가 위암에 대해 인체에서 직접 항암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근거가 제시됐다.
유근영 교수는 "제니스테인(Genistein)은 세포의 증식과 혈관 신생을 억제하고 세포의 자가사멸을 증가시킴으로써 위암의 발현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miso를 포함하고 있는 음식이 위암을 억제하던지 혹은 제니스테인(genistein)이 위암의 중요한 위험요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성장을 직접 억제해 위암 발생을 예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미국암학회(AACR)의 국제학술지 ‘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and Preven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콩 많이 먹으면 부인암 예방↑…된장 과다 섭취 위암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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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 섭취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부인암 예방에 좋다는 것을 양적으로 종합한 메타 분석 결과도 제시되고 있다. | 콩을 많이 먹으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위암 예방에 한정된 것만은 아니다.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은 임신 및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들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콩류에 풍부한 이소플라본 등의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항산화제로서 특히 유방암이나 난소암과 자궁내막암 같은 내분비 관련 여성암에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역학적 연구 결과가 개별적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콩 섭취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부인암 예방에 좋다는 것을 양적으로 종합한 메타 분석 결과도 제시되고 있다. 메타 분석(Meta-analysis)은 유사한 연구방법으로 시행된 개별 연구결과를 합쳐서 하나의 통합된 효과 측정치를 제시하는 분석방법 혹은 통계적 방법으로 임상심리학, 교육학, 사회학 및 의학 등의 여러 연구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특정한 주제와 관련, 연구 결과마다 상이한 경우 유용한 분석방법이다.
미국의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의 교육심리학자인 글래스(Gene V Glass) 교수가 1976년에 '메타 분석'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으며, 의학 분야에서는 1987년부터 메타 분석법이 사용되기 시작했고, 의학적으로 논란이 되는 약의 치료효과나 각종 질병예방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해 의학적 지침이나 판단에도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이대 여성암 전문병원 주웅 교수,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 명승권 전문의, 이대목동병원 김승철 병원장 등이 메타 분석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콩을 많이 섭취한 군이 적게 섭취한 군에 비해 호르몬 관련 부인암 발생의 위험도가 61%(대응 위험도 0.61)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암 종류별 발생 위험도는 자궁내막암은 약 70% (대응 위험도 0.70), 난소암이 약 절반 정도(대응 위험도 0.52)로 낮아져 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명승권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그러나 콩 음식 중 된장은 염분 농도가 높기 때문에 과다하게 섭취하는 경우 위암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