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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체를 이루는 원자 주변에는 전자가 돌고 있는데, 원자핵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전자들은 마찰을 통해 다른 물체로 쉽게 이동한다. 생활하면서 주변 물체와 접촉하면 마찰이 일어나기 마련. 그때마다 우리 몸과 물체가 전자를 주고 받으며 각각에 조금씩 전기가 저장된다. 한도 이상 전기가 쌓였을 때 적절한 유도체에 닿으면 그동안 쌓였던 전기가 순식간에 불꽃을 튀기며 이동한다. 이것이 정전기다.
정전기는 습도가 낮을수록 잘 생긴다. 수증기는 전기 친화성이 있어 주변의 전하를 띠는 입자들을 전기적 중성 상태로 만들기 때문이다. 다른 계절보다 공기가 건조한 겨울에 정전기를 자주 볼 수 있는 이유다. 이 원리를 사람에게 적용하면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보다는 적게 흘리는 사람에게, 지성피부 보다는 건성 피부를 가진 이들에게 정전기가 많이 생긴다. 또 뚱뚱한 사람보다는 마른 사람, 어린이 보다는 노인이 더 자주 느낀다. 노인의 경우 나이들수록 피부가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을지대병원 산업의학과 김수영 교수는 “정전기는 인체에 위협적이진 않지만 피부 질환이 있는 경우 높은 전압으로 인해 가려움증 등 피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고, 심장질환이 있어 인공 심박동기를 몸에 심은 사람들은 극히 드물지만 정전기에 의해 심장 박동이 교란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전기 예방을 위해선 적절한 습도 유지가 중요하다. 가습기, 어항, 미니 분수대, 화분 등을 설치하거나 젖은 빨래를 늘어 집안 습도를 높이고 보습 로션 등으로 피부를 촉촉하게 하는 것이 좋다. 평소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도움된다. 머리는 헤어 드라이어로 말리면 습도가 낮아질 뿐 아니라 수건으로 머리를 비비는 과정에서 마찰 전기가 발생하므로 가급적 그냥 말린다. 플라스틱 빗으로 머리를 빗을 때는 물에 적셨다가 쓴다. 옷은 나일론 등 합성섬유만을 겹쳐 입기 보다는 천염섬유(털가죽, 명주, 면)와 같이 입는 것이 좋다. 정전기가 튈 것 같은 물건이라면 덥석 잡지 말고 손톱으로 살짝 건드렸다가 잡으면 손톱을 통해 전기가 방전돼 정전기를 막을 수 있다. 자동차 문고리는 잡기 전 손에 입김 한번 ‘호∼’하고 불어주자. 입김으로 손에 생긴 습기가 정전기 확률을 낮춰준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