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접어드는 환절기에 바깥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신종 플루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신종 플루 환자가 하루 평균 9000명 이상 발생하고 사망자가 40명을 웃돌면서 정부는 국가전염병 재난 최고 단계인 '심각(Red)'으로 상향 조정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재난대책본부도 발족한다. 미국은 이미 신종 플루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신종 플루에 대해 '집단 패닉'으로까지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본인이나 어린 자녀가 감염돼 신종 플루를 직접 체험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평소 건강하다면 신종 플루가 일반 독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막연한 두려움이 신종 플루를 '공포의 질병'으로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을 받고 직장을 닷새간 쉬었던 회사원 김 모씨(30)는 "타미플루를 먹자 열이 며칠 안에 없어졌지만 회사가 사무실을 소독하고 추가 감염을 막아야 한다고 공지를 띄우자 주변 동료들에게 '왜 그런 병에 걸려 말썽을 부렸느냐'는 핀잔을 들었다"며 "신종 플루도 결국 유행성 독감의 일종인데 환자를 죄인 취급한다"고 씁쓸해 했다.
11세 자녀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공무원 정 모씨(43)도 "발열이 시작된 지 나흘 만에 타미플루를 받았지만 이미 약을 안 먹어도 될 정도로 자연 치유가 됐다"며 "아이가 기초체력이 있고 간호만 잘해준다면 겁낼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 플루를 예방하려면 평소 면역력을 높이고 정부에서 지정한 접종 대상자는 백신접종을 받으면 된다. 또 백신접종 대상자가 아닌 사람이 37.8도 이상 발열과 함께 콧물, 인후통, 기침 등이 나타나면 동네 주변 병ㆍ의원에 가서 의사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타미플루를 구입해 복용하면 된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떨어지는 면역력을 강화하는 게 신종 플루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보온을 잘하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으로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날씨가 춥더라도 자주 환기를 해줘야 바이러스 번식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감기 환자는 집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고 어린이나 노약자 등 고위험군은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고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희정 을지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로 인해 호흡기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거나 열이 난다면 신종 플루나 계절 독감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각종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공통적인 최고 예방법은 손씻기 등 철저한 개인 위생관리"라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사람 손에 감염된 바이러스는 3시간 이상 활동하기 때문에 하루에 최소한 8번 씻어야 손으로 인해 전염되는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생리식염수로 콧속을 씻어내는 코청소(코씻기)도 효과적인 예방책이다.
독감이나 신종 플루 무풍지대로 남으려면 우리 몸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다.
심승철 을지대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는 "날씨가 추워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나 독감에 쉽게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개인별로 면역기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은 △올바르지 않은 식생활 △비만 △운동 부족 △스트레스 △흡연 △음주 △수면 부족 △비타민 부족 △카드뮴ㆍ크롬ㆍ납성분 중독 등으로 이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영양의 균형이 면역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편식하지 않는 균형 잡힌 식사가 기본이다. 평소 정제되지 않은 현미를 주식으로 하고, 비타민 A와 C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나 토마토, 당근, 살구, 복숭아 등을 적극적으로 먹는 것이 좋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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