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자

불면증·근육통 잦으면 부신건강 의심하라

추억66 2009. 8. 13. 15:27

만성피로 부르는 '부신 기능 저하'

주부 이혜영(가명·46·강남구 수서동)씨는 요즘 들어 부쩍 피로감이 늘었다.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든데다 하루 종일 머리가 멍하고 잠이 쏟아졌다. 좀 쉬면 낫겠거니 했지만 증상은 더 심해졌다. 집중력도 떨어졌고 우울한 기분이 끊이질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병원을 찾으니 부신 기능 저하로 인한 만성피로라고 했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만성피로 부른다

부신은 신장 위에 붙어 있는 기관으로 혈당 조절, 면역 조절, 전해질 조절 등에 필요한 각종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몸이 온도나 기압 등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 적응토록 해주고 인체에서 발생하는 해독과정, 염증제거,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역할 또한 부신의 몫이다.

이런 부신에 이상이 생겨 제 역할을 못하게 되면 몸에 다양한 이상이 오게 된다. 이지영 GH의원 원장은 “부신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잦은 감염과 불면증, 류머티즘 관절염, 천식, 당뇨, 기미, 잡티 등이 쉽게 찾아오고 근육통과 만성피로를 동반한다”며 “만성피로는 결국 몸이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방치할 경우 다른 질환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부신의 기능이 저하되는 만성피로, 즉 ‘부신피로’는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불규칙하거나 부족한 수면, 급?만성 감염, 과다하거나 부족한 운동, 불규칙한 식사, 카페인, 과로 등이 모두 원인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도 큰 원인 중 하나다. 이 원장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인체는 뇌에 필요한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만드는 데 집중해 다른 대사기능에 필요한 호르몬이 부족해 진다”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대사기능에 이상이 오는 것은 물론 결국 포도당 마저 충분히 만들지 못하게 되는데 이를 부신이 고갈된 상태, 만성피로로 본다”고 했다.

 

밤만 되면 생생… 혹시 부신 이상?

부신피로는 오전과 낮 시간에 극심한 피로감을 준다. 보통 오전 10시경까지 잠이 완전히 깨지 않은 멍한 상태가 지속되고 오후 2~4시 사이에 컨디션이 저조하다. 일반적으로 컨디션이 가장 좋은 시간은 오후 6시 이후, 일은 밤늦은 시간에 잘되는 경우가 많다.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설치다가 오전 7~9시 사이에 가장 잘 잔다. 짠 음식이 좋아지는 것, 스트레스를 받으면 저혈당 증세가 나타나는 것, 월경 전 증후군이 증가하는 것, 가벼운 우울증과 탈진 등이 이 원장이 말하는 부신피로의 주요 징후다. 이 원장은 “부신이 피로에 빠지면 인슐린이 증가하고 혈당은 낮아지며 에너지와 효소의 생성이 줄어든다”며 “세포 손상이 늘고 재생은 감소해 회복이 쉽지 않다”고 했다.

부신피로의 치료를 위해선 정확한 원인 물질을 찾아 제거하고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생활습관을 개선해줘야 한다. “개개인에 따라 다양한 원인과 증상을 보이고 부신 기능 저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통해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관건”이란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검사는 혈액검사와 함께 혈액검사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호르몬의 불균형 여부를 알아보는 타액 호르몬 검사, 몸속 중금속 유무와 미네랄 밸런스를 확인하는 모발 미네랄 검사, 소변 유기산 검사 등을 활용한다. 이런 검사를 통해 피로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게 된다.

6개월 이상 생활?식이습관 조절을

생활과 식이습관 조절은 치료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규칙적인 식사와 적당한 운동을 하고 오전 10시경과 오후 3~5시에 15~30분 동안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수면은 오후 9시부터 9시 30분 사이에 일찍 취하고 가능하면 오래 자는 것이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상황은 최대한 피하고 친한 이들과 어울려 웃고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

물은 매일 6~8잔 이상 마시고 다양한 색상의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게 좋다. 붉은 고기를 골라 먹고 식사 때마다 양질의 단백질과 견과류, 종자류를 먹어야 한다. 흰쌀밥보다는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전곡류)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피해야 할 음식은 감자, 쌀, 파스타, 빵 등 정제된 탄수화물과 마가린, 쇼트닝 등 트랜스 지방, 커피, 술, 초콜릿, 탄산음료, 패스트푸드, 인공 감미료 등이다.

부신피로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끈기 있는 치료와 생활습관 조절이 필요하다. 진단을 통해 영양제 등 필요한 약을 꾸준히 먹으면서 점차 투여량을 줄여가야 한다. 영양제라고 무조건 다 좋은 건 아니다. 이 원장은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어떤 아미노산은 독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부신 이상으로 인한 만성피로의 경우 최소 6개월 이상의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글 이경석 기자 ㅣ 사진 양수열 객원기자ㅣ도움말 이지영 GH의원 원장 ㅣ 일러스트 배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