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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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05:21 컴퓨터에 유서 남겨
봉하마을 사저에서 평소 쓰던 컴퓨터에 유서를 남겼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의 고통이 너무 크다’는 제목의 한글 파일이었다. 저장 시간은 오전 5시21분이었다. 경찰은 “오전 5시10분쯤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유서는 컴퓨터 바탕화면에 떠 있었으며, 사고 이후 발견됐다. “화장해라. 마을 주변에 작은 비석 하나 세워라”고 썼다. “슬퍼하지 마라, 운명이다”는 말도 남겼다. 유서는 사고 이후 비서관이 발견한 이후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에게 건넸다. 정 변호사는 이를 경찰에 제출했다.
② 05:45 봉화산으로 출발
오전 5시45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병춘 경호과장과 함께 사저를 나서 뒷산인 봉화산(해발 140.4m) 등산에 나섰다. 약 50분 뒤 봉화산 중턱의 부엉이 바위(해발 100m)에 도착했다. 부엉이 바위는 ‘사자바위’로 불리는 해발 130m의 봉화산 봉수대에서 440m 정도 떨어져 있고 사저에서는 직선 거리로 200m 거리에 있다. 부엉이 바위 밑으로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20~30m 펼쳐져 있다. 부엉이 바위에선 사저 내 정원이, 사저 정원에선 부엉이 바위가 손에 잡힐 듯 바라보인다. 이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로 답답해진 마음을 달래려고 정원을 산책할 때 자주 바라봤을 개연성이 있다.
③ 06:40 부엉이 바위서 투신
부엉이 바위에 오른 노 전 대통령은 대동한 이 경호과장에게 “담배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 경호과장이 “가져올까요”라고 묻자 “아니다. 가지러 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바위 아래로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던 노 전 대통령은 이 경호과장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이 경호과장이 잠시 눈을 돌린 사이 노 전 대통령은 곧바로 30m 바위 아래로 뛰어내렸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등산화 한쪽과 피 묻은 상의를 발견해 수거했다. 이 과장은 경찰 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이 이상한 행동을 보여 ‘각하’라 부르며 잡으려 했으나 이미 뛰어내려 버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④ 07:00 김해 세영병원 도착
이 경호과장은 노 전 대통령을 즉각 경호차량에 싣고 인근의 김해 세영병원으로 갔다. 도착 당시 이미 의식이 없고 머리에 심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이 병원 손창배 내과과장 등이 30여 분간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오전 7시35분쯤 응급팀이 동승한 앰뷸런스를 타고 노 전 대통령은 양산 부산대병원으로 후송됐다. 손 과장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다급한 상황이라 다른 외상을 살필 겨를이 없었다”며 상급병원인 부산대 양산병원으로 후송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또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한 사항은 내가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⑤ 08:13 양산 부산대병원 도착
앰뷸런스 안에서 인공호흡을 계속하며 양산 부산대병원에 도착한 것은 오전 8시13분. 백승완 부산대 병원장은 “도착 당시 의식은 없었으며 자발 호흡이 없었고 심전도 모니터상 박동이 없는 상태였으며 두정부(頭頂部)에 11㎝ 정도의 열상이 관찰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심폐소생술이 곧바로 시작됐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백 병원장은 사인을 두고 “두개골의 골절과 기뇌증이 확인됐는데 두부의 외상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신체소견으로 “늑골 골절, 혈흉 척추와 우측 발목 등 전신에 다발성 골절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⑥ 09:30 노 전 대통령 서거
의료진은 오전 9시30분 심폐소생술을 중단하고 노 전 대통령 사망 판정을 내렸다. 9시25분쯤 도착한 권양숙 여사는 실신해 VIP병실에 입원했다. 시신은 10시50분쯤 부산대병원 장례식장 안치실에 안치됐다.
오전 11시 부산대병원 강당에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백승완 양산 부산대병원장이 브리핑을 가졌다. “노 전 대통령께서는 오늘 오전 5시45분쯤 사저에서 나와 봉화산에서 등산을 하던 중 바위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가족 앞으로 짧은 유서를 남겼다”는 내용이었다. 낮 12시 20분 허기영 부산대 교수, 정재성 변호사, 창원지검 오자성 공안부장 등 이 시신을 검안했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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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05:21 컴퓨터에 유서 남겨
봉하마을 사저에서 평소 쓰던 컴퓨터에 유서를 남겼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의 고통이 너무 크다’는 제목의 한글 파일이었다. 저장 시간은 오전 5시21분이었다. 경찰은 “오전 5시10분쯤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유서는 컴퓨터 바탕화면에 떠 있었으며, 사고 이후 발견됐다. “화장해라. 마을 주변에 작은 비석 하나 세워라”고 썼다. “슬퍼하지 마라, 운명이다”는 말도 남겼다. 유서는 사고 이후 비서관이 발견한 이후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에게 건넸다. 정 변호사는 이를 경찰에 제출했다.
② 05:45 봉화산으로 출발
오전 5시45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병춘 경호과장과 함께 사저를 나서 뒷산인 봉화산(해발 140.4m) 등산에 나섰다. 약 50분 뒤 봉화산 중턱의 부엉이 바위(해발 100m)에 도착했다. 부엉이 바위는 ‘사자바위’로 불리는 해발 130m의 봉화산 봉수대에서 440m 정도 떨어져 있고 사저에서는 직선 거리로 200m 거리에 있다. 부엉이 바위 밑으로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20~30m 펼쳐져 있다. 부엉이 바위에선 사저 내 정원이, 사저 정원에선 부엉이 바위가 손에 잡힐 듯 바라보인다. 이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로 답답해진 마음을 달래려고 정원을 산책할 때 자주 바라봤을 개연성이 있다.
③ 06:40 부엉이 바위서 투신
부엉이 바위에 오른 노 전 대통령은 대동한 이 경호과장에게 “담배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 경호과장이 “가져올까요”라고 묻자 “아니다. 가지러 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바위 아래로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을 보던 노 전 대통령은 이 경호과장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이 경호과장이 잠시 눈을 돌린 사이 노 전 대통령은 곧바로 30m 바위 아래로 뛰어내렸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등산화 한쪽과 피 묻은 상의를 발견해 수거했다. 이 과장은 경찰 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이 이상한 행동을 보여 ‘각하’라 부르며 잡으려 했으나 이미 뛰어내려 버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④ 07:00 김해 세영병원 도착
이 경호과장은 노 전 대통령을 즉각 경호차량에 싣고 인근의 김해 세영병원으로 갔다. 도착 당시 이미 의식이 없고 머리에 심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이 병원 손창배 내과과장 등이 30여 분간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오전 7시35분쯤 응급팀이 동승한 앰뷸런스를 타고 노 전 대통령은 양산 부산대병원으로 후송됐다. 손 과장은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다급한 상황이라 다른 외상을 살필 겨를이 없었다”며 상급병원인 부산대 양산병원으로 후송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또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한 사항은 내가 언급할 입장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⑤ 08:13 양산 부산대병원 도착
앰뷸런스 안에서 인공호흡을 계속하며 양산 부산대병원에 도착한 것은 오전 8시13분. 백승완 부산대 병원장은 “도착 당시 의식은 없었으며 자발 호흡이 없었고 심전도 모니터상 박동이 없는 상태였으며 두정부(頭頂部)에 11㎝ 정도의 열상이 관찰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심폐소생술이 곧바로 시작됐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백 병원장은 사인을 두고 “두개골의 골절과 기뇌증이 확인됐는데 두부의 외상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신체소견으로 “늑골 골절, 혈흉 척추와 우측 발목 등 전신에 다발성 골절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⑥ 09:30 노 전 대통령 서거
의료진은 오전 9시30분 심폐소생술을 중단하고 노 전 대통령 사망 판정을 내렸다. 9시25분쯤 도착한 권양숙 여사는 실신해 VIP병실에 입원했다. 시신은 10시50분쯤 부산대병원 장례식장 안치실에 안치됐다.
오전 11시 부산대병원 강당에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백승완 양산 부산대병원장이 브리핑을 가졌다. “노 전 대통령께서는 오늘 오전 5시45분쯤 사저에서 나와 봉화산에서 등산을 하던 중 바위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가족 앞으로 짧은 유서를 남겼다”는 내용이었다. 낮 12시 20분 허기영 부산대 교수, 정재성 변호사, 창원지검 오자성 공안부장 등 이 시신을 검안했다.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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