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많은 곳 피하고 긴팔옷·마스크 필수
뜨거운 물 목욕 삼가고 적정 실내습도 유지
알레르기 피부 질환이 많은 계절이 됐다. 각종 꽃가루 등이 날리는데다 올해에는 예년에 비해 황사 현상이 심하고 자외선 지수도 높을 것으로 예상돼 알레르기 피부 질환이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점차 강해지는 햇빛과 건조한 날씨로 햇빛 알레르기나 아토피 피부염이 새로 생기거나 더 심해질 수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알레르기 피부염은 피부과를 찾는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라며 “무엇보다도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완전히 피하는 것이 좋고 장갑, 마스크 등으로라도 원인물질 접촉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 봄철 알레르기 피부염 알레르기 피부염의 주된 증상은 가려움증, 벌겋게 부어 오름, 뾰루지 등이다. 심하면 물집이 잡히거나 두드러기 등이 생길 수 있다.
봄철에 흔한 알레르기 피부염의 원인은 바로 꽃가루다. 꽃가루 때문에 생기는 알레르기 피부염의 특징은 몸의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다는 것이며, 한 부위에 생기면 대체로 3~4시간 정도 지속되다가 다른 부위에 다시 생긴다.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4~5월에 피부염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런 알레르기 피부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들은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장소로 다니는 일은 피해야 한다. 또 외출할 때는 되도록 긴팔옷과 마스크, 장갑 등을 착용해 꽃가루가 피부에 닿는 일을 가능한 한 막아야 한다. 알레르기 피부염의 경우 진단은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의심되는 알레르기 물질을 직접 피부에 대어 과민반응이 나타나는지 확인한다. 다만 접촉 뒤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이 제각각일 때가 잦아 진단이 어려울 때가 많다. 치료는 가려움증이 심하면 이를 줄여주는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연고 등을 쓸 수 있다.
알레르기 피부염을 일으키는 물질은 꽃가루뿐만이 아니다. 음식물, 목걸이나 귀걸이 등 귀금속류, 화장품, 옷감에 쓰이는 색소류, 살충제 등 화학물질도 원인물질이 될 수 있다. 새 옷이나 장신구를 한 뒤나 새 음식을 먹은 뒤 가려움증 등 피부 증상이 나타난다면 역시 알레르기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 아토피 피부염 건조한 봄에는 아토피 피부염이 새로 생기거나 더 심해질 수 있다. 그리고 아토피 피부염은 꼭 유아기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중·고교 시절은 물론 20~30대에도 생길 수 있다.
건조한 날씨 때문에 심해지는 아토피 피부염 관리의 관건은 피부 수분 보존이다. 피부의 제일 바깥층이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야 증상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실내온도는 되도록 낮게 유지해야 하며, 가습기 등을 이용해 습도를 적절히 맞춰야 한다. 목욕을 할 때에는 뜨거운 물, 비누와 때수건은 절대로 쓰지 않도록 하고, 샤워 횟수도 줄이는 것이 좋다. 목욕 뒤에는 물기를 대강 닦고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피부가 충분히 습기를 머금도록 해야 한다.
건조한 주위 환경과 더불어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이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이므로 스트레스 해소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편, 아토피 체질을 바꾼다는 값비싼 건강식품이 많이 나와 있는데 대체로 의학적인 근거가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 햇빛 알레르기 다른 계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햇볕을 쬐기가 힘든 겨울철에는 피부 역시 자외선에 대한 방어력이 약해져 있다. 이 때문에 봄철 햇빛에 햇빛 알레르기를 겪는 사람들이 드물지 않게 있다. 이를 막으려면 가능한 한 직사광선이 강한 한낮에는 외출을 피하고, 특히 피부가 민감한 사람은 차단지수가 높은 자외선 차단제를 쓰는 것이 좋다.
또 그늘에서도 반사된 빛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챙이 넓은 모자를 챙기는 것이 효율적이다. 자외선 차단제 등을 바른 경우 집에 돌아오면 세안을 꼼꼼하게 해 먼지와 노폐물이 피부에 남아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햇볕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뜨거운 물 목욕은 삼가도록 하고, 실내온도와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해야 증상을 줄일 수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대한피부과의사회, 장성은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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