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 오는 날...복효근

추억66 2008. 12. 3. 14:49





        눈 오는 날...복효근







        눈˙이˙온˙다
        이렇게 오래된 풍경 앞에서도
        살아있음이 두근두근 설레는 날이 있거니

        참으로 진부한 이 설레임으로
        불러보고 싶은 이름 있어
        세상은 그 진창을 잠시 숨겨놓았을 뿐이지만

        눈이 내리는 동안만이라도
        눈이 쌓여있는 동안만이라도
        그 빛깔로 기억하고 싶은 시간은 있어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나 잊어버릴
        이루지 못한 약속처럼 귀하고 또 가슴 애리게
        슬픔 같은 것 부끄럼 같은 것들이
        눈으로 내리는가

        이제는 오지 않을 날들 위로
        이제는 갈 수 없는 길들 위로
        아주 옛 것인 듯 처음인 듯 가슴 후비며
        눈˙이˙온˙다

        사 랑 했 노 라 사 랑 했 노 라 고
        진부한 그 설레임으로
        살아있음을 편지 쓰고 싶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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