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이 정자의 수를 감소시킨다?

콩이 정자의 수를 감소시킨다?

BBC, “콩 속의 에스트로겐 성분이 불임을 가져올 수도” 2008년 07월 29일(화)

▲ 두부를 비롯해 콩 식품은 아시아의 전통 음식이다. 최근 콩이 정자 수를 감소시켜 불임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가 나왔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신빙성에 대해 많은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밭에서 나는 쇠고기. 이는 콩을 두고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육류섭취가 부족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단백질 보충 식품으로 각광을 받아 왔으며 중요한 오곡(五穀) 가운데 하나다. 뿐만이 아니다. 콩은 된장과 간장을 만드는데 이용되며 건강식품으로 애용돼 왔다. 두부는 역사가 길며 최근에는 두유를 포함한 가공식품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콩의 장점이 점점 더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효자식품’인 콩이 남자의 생식활동에 커다란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BBC 뉴스는 25일 인터넷 판에서 과학자들의 연구를 인용, “콩을 재료로 한 식품이 남자의 정자의 수를 감소시켜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적당량을 먹어도 정자 수가 거의 반으로 급감” BBC뉴스는 Soy foods ‘reduce sperm numbers’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콩을 포함하고 있는 음식을 정기적으로 적당량(modest amounts)만을 섭취한다 해도 정자의 농도(sperm concentration)가 무려 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저널 <인체생식학(<인체생식학(Human Reproduction)> 최신호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틀에 한 번 꼴로 비교적 콩을 정기적으로 섭취한 남성의 평균 정자의 수는 정액 1ml 당 4천100만 개였다. 건강한 성인 남성의 8천만~1억2천만 개에 비해 무려 반에 불과한 수치다. 연구자들은 “두부나 두유와 같은 식품 속에 있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호르몬의 신호체계(signals)를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서 콩을 많이 먹은 남성의 정자의 수가 현저히 감소하는 것은 콩 식품에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isoflavons)이라는 화학성분(chemicals)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정자생산 호르몬 신호체계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콩 속에는 여성 호르몬과 비슷한 에스트로겐 성분이 있어” 연구팀을 이끈 미국 하버드 대학의 공중보건대학 조지 차바로(Jorge Chavarro) 박사는 불임치료를 받고 있는 남성 99명을 대상으로 콩 섭취량과 정자 수의 관계를 조사한 끝에 이러한 연구 결과를 얻었다. 차바로 박사는 공 식품을 먹는 양에 따라 대상을 4개 그룹으로 나누어 조사한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차바로 박사는 에스트로겐이 불임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콩을 장기간 많이 섭취할 경우 출생 전에 태아 상태로 엄마 뱃속에서 에스트로겐에 노출된 남성이나 과체중, 비만으로 인해 체내에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생성된 남성 등이 불임이 될 위험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동물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에서는 상반되는 결과들이 나왔다. 콩이 번식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었고, 도움이 안 된다는 연구도 나왔다. 그러나 연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결과다. “그러나 아시아 남성들 불임고통 거의 없어” ▲ 콩에는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 성분이 되는 이소플라본이라는 화학물질이 있어서 정자의 활동을 방해한다고 한다.  그러나 영국의 한 전문가는 “아시아의 대부분 사람들은 오랫동안 콩 식품을 많이 먹어 왔으나 불임문제에 시달린 적은 없다”며 이러한 연구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BBC 뉴스도 “아시아 남성들은 연구대상이 된 불임 남성 가운데 콩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사람보다 더 많이 섭취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연구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셰필드(Sheffield) 대학에서 남성생식학(andrology)을 강의하고 있는 알란 페이시(Allan Pacey) 교수는 “만약 콩이 정말로 정자의 수를 감소시켜 불임효과를 가져 온다는 주장이 맞는다면 아마 이 지역(아시아)은 불임문제로 오랫동안 타격을 받아왔을 것”이라며 “아시아에서는 결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페이시 교수는 “콩을 많이 먹는 나라의 남성들은 오히려 콩을 거의 먹지 않는 나라의 남성들보다 불임 위험에 거의 노출돼 있지 않다는 것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성인의 다이어트(adult diet)에 대해서는 (태아와 분리해서 연구하는) 좀 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형근 편집위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08.07.29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