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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의 재발견

추억66 2008. 8. 5. 12:41

 

가지 식초의 재발견
사과, 감, 포도, 매실, 석류, 오미자 등 과일로 식초를 만들기도 하며 쌀, 보리, 현미 등 갖가지 곡물도 식초가 반기는 좋은 재료가 된다. 기다림의 지혜를 통해 장인의 손길을 거쳤다는 일본의 흑초부터 혈통을 간직한 발사믹 식초, 향긋한 허브나 과일과 만나 식탁에서 팔방미인 역할을 하는 각종 식초까지, 각기 다른 재료로 만드는 식초 이야기.


흑초 | 물·현미·누룩이 만들어내는 천연 발효의 신비


이웃 나라 일본에는 흑초의 효능이 일찌감치 알려져 ‘흑초 바’와 ‘흑초 레스토랑’까지 생길 정도로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다. 에도 시대부터 시작해 200년 전통 제조법으로 만드는 흑초의 효능을 이야기하는 데 ‘아미노산’에 대한 언급을 빼놓을 수 없다. 물이나 우유에 5~10배 정도 희석한 흑초를 매일 20ml씩 꾸준히 마셨다는 이들이 하나같이 입 모아 하는 말은 ‘어깨 결림이나 요통이 사라졌다’, ‘피부가 깨끗해졌다’ 등인데, 이는 흑초에 다량 함유된 아미노산의 효능 때문이다.

단백질의 중요한 구성 요소인 아미노산은 뇌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소장 활동을 활발히 하는데, 놀랍게도 식초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20종의 아미노산 가운데 17종이 함유되어 있고 그중 필수 아미노산이 7종이나 된다. 따라서 피로 해소는 물론, 원활한 신진대사가 이루어져 피부도 맑아지는 것. 무엇보다 지방 세포 형성을 방해하는 ‘항비만 아미노산’은 흑초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는 데 한몫하고 있다. 묽게 희석해서 음료처럼 마시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향과 맛이 부담스럽다면 흑초를 희석한 뜨거운 물에 타월을 적셔 근육이 뭉쳐 있거나 뻐근한 부위에 올려놓아보자. 흑초 찜질은 혈액순환을 도와 몸의 피로를 풀어준다.


발사믹 식초 | 식초에도 등급이 있고 빈티지가 있다


이탈리아어로 ‘맛이 좋은’이라는 뜻의 발사믹 식초는 이탈리아 모데나 지방에서 만들었으며, 모데나 구릉 지대에서 자라는 트레비아노 품종 포도가 주원료이다. 포도가 충분히 무르익어 당도가 아주 높을 때 수확해 즙을 낸 후 원액의 10분의 1 정도로 줄어들 때까지 오크통에 발효시키면 피할 수 없는 검은 유혹, 발사믹 식초가 완성된다. 적어도 통 안에서 최소 12년 이상 숙성시켜야 ‘트러디셔널 베키오Traditional Vecchio’ 등급을 받을 수 있고, 25년 이상 숙성시킨 것은 ‘트라디지오날레 엑스트라 베키오Tradizionale extra vecchio’라 불리며 한 병에 100달러를 호가한다.

식초 전문가 로렌스 딕스가 “모데나에서는 발사믹 식초가 단순한 양념이 아닌 교양과 품위 그리고 호화로운 생활 방식을 상징한다”고 말하는 것도 이처럼 까다로운 공정 과정을 거쳐야만 제대로 된 발사믹 식초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또 올리브 오일과의 궁합도 빼놓을 수 없는데, 식초에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이 풍부해 암을 예방하고, 올리브 오일에는 단일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좀 더 독특하게 즐기고 싶다면 이탈리아의 유명 레스토랑 ‘살바토레’에서처럼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진한 발사믹 식초를 뿌려보자.


레드 와인 식초 | 진정한 웰빙을 아는 그대의 탁월한 선택


레드 와인의 효능을 줄줄이 읊는 것은 상당히 식상한 일이지만, 레드 와인 식초가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지 한두 가지 정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순식간에 매우 ‘트렌디한 미각의 소유자’라는 찬사를 들을 것이다. 레드 와인을 저장 후 발효시켜 만든 레드 와인 식초는 의술이 발달하지 않은 기원전 5000년부터 페스트나 전염병은 물론,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으로 효능을 입증받은 바 있다. 또 항암 작용을 하는 항산화 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 암을 예방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으며, 열량이 낮고 나트륨이나 지방이 들어 있지 않아 체지방 비율을 낮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탈리아나 프랑스에서는 ‘테이블 식초’라고 할 정도로 각종 요리에 두루두루 쓰이며, 요리 못하는 딸이 시집갈 때 친정엄마가 와인 식초를 한 병씩 꼭 챙겨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새콤달콤한 맛과 그 활용도가 뛰어나다. 또 알코올 함량이 낮은 레드 와인에 공기를 주입해 만들어 약간의 타닌 맛이 살아 있으므로 겨자잎이나 치커리 등 쓴맛이 강한 채소 샐러드와 잘 어울리며, 육류를 잴 때에도 살짝 뿌리면 누린내를 없앨 수 있다.


사과 식초 | 상큼한 사과의 카리스마 있는 변신


사과 식초는 사과를 껍질째 잘라 압착해 주스로 만든 뒤 나무통에 넣어 6개월 이상 숙성시켜 만든다. 천연 사과 식초의 진가는 사과에 숨어 있는 여러 가지 영양소 중 ‘칼륨’에 대한 이해를 통해 발휘된다. ‘젊음의 무기질’이라 불리는 칼륨은 체내에 나트륨이 쌓여 생기는 부종을 막아 혈압을 낮추며, 신진대사를 활발히 한다. 따라서 노화 방지는 물론 고혈압과 만성 피로를 다스리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또 식욕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는 ‘펙틴’도 사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고마운 영양소로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사과 다이어트’를 시도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과 식초는 생활에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데 채소를 볶을 때에도 버터 대신 요리용 스프레이를 이용해 사과 식초를 약간 뿌리면 깔끔하게 요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분의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6가지 식초의 재발견사과, 감, 포도, 매실, 석류, 오미자 등 과일로 식초를 만들기도 하며 쌀, 보리, 현미 등 갖가지 곡물도 식초가 반기는 좋은 재료가 된다. 기다림의 지혜를 통해 장인의 손길을 거쳤다는 일본의 흑초부터 혈통을 간직한 발사믹 식초, 향긋한 허브나 과일과 만나 식탁에서 팔방미인 역할을 하는 각종 식초까지, 각기 다른 재료로 만드는 식초 이야기.


과일 식초 |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는 컬러풀 식초


과일과 식초의 만남은 선남선녀 커플을 보는 듯하다. 알록달록한 과일의 색은 투명한 식초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과일에 함유된 항산화 비타민 C는 면역력을 강화하고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비린내가 나기 쉬운 생선을 절일 때 과일 식초를 넣으면 풍미가 살아나고 색깔도 보기 좋다. 과일 식초는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보다는 본인의 기호에 맞춰 산도와 당도를 조절해 직접 만든다.

딸기 발사믹 식초는 4등분한 딸기와 바질 잎에 한번 끓인 발사믹 식초를 섞어 식히면 된다. 또 식초와 오렌지주스를 끓인 후 벌꿀과 망고, 칠리소스를 넣고 잘 저어 체에 걸러낸 망고 벌꿀 식초는 시큼함과 스파이시함이 조화를 이루어 그 자체로도 최고의 조미료가 된다.


허브 식초 | 나만의 비밀 레서피, 허브 식초에서 시작된다


고대 의학에서는 약초로 사용된 허브가 최근에는 아로마 테라피의 주재료로 쓰이면서 그 자체로도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잘 말린 허브와 질 좋은 식초 한 병만 있으면 나만의 허브 식초를 만들 수 있다. 허브 식초를 만들 때에는 충분히 말린 허브와 부글부글 끓을 정도로 가열한 식초를 식힌 후 한데 섞어 7일간 상온에 보관한다.

바질과 마늘을 넣은 식초는 향기로운 마요네즈를 만들 때 넣으면 칼로리도 낮출 뿐 아니라 풍미를 더해주며, 각자의 입맛과 취향에 따라 파슬리·세이지·마저럼 등을 첨가한 허브 식초는 버섯이나 아티초크를 양념할 때 사용한다. 또 할라피뇨와 마늘을 넣은 식초는 토마토와 양파, 아보카도 샐러드의 드레싱으로 사용하거나 타코에 얹어내는 살사 소스를 만들 때 넣으면 이국적인 맛을 선사한다.


출처 : Tong - justinKIM님의 | food & drink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