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마트에 가면 따로 마련되어 있는 비타민제 코너. 그곳에서 비타민제를 고르는 엄마들을 보면, ‘우리 아이도 비타민제를 먹여야 하나’ 하는 고민에 종종 빠진다. 비타민은 아이의 성장과 면역력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필수품처럼 여기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알약 형태로 되어 있어 거부감을 나타내는 엄마도 있다. 혹은 가끔은 먹이고 가끔은 먹이지 않는, 중용(?)의 자세를 취하는 엄마도 있다. 비타민이 아이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얼마나 복용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기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요즘 아이들은 예전과 달리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되어 있고, 인스턴트 음식 등으로 인해 잘못된 식습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비타민제를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즉,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비타민은 의약품이 아니라 필수 영양 성분이라는 것이다. ‘알약으로 된 반찬’이라고 생각하면 더욱 이해가 쉽다는 것. 하지만 비타민제 섭취에서 포인트는, 어떤 것을 어떻게, 얼마나 섭취하느냐에 달려 있다. 남용되는 비타민제 정보에 대해 정확한 내용만 쏙쏙 골라 한데 모았다.
그렇다면 비타민제는 의약품일까? 피로가 쌓였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병원에서는 비타민 C 주사를 처방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비타민제를 의약품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꽤 많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의약품이 아니고 식이보충제(Dietary Supplements)로 규정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 통과된 기능성식품법에 따라 비타민 함유식품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기능성 식품으로 분류한다. 그렇기에 비타민제는 의약처방으로 구입하지 않고, 약국이나 대형 마트에서 만날 수 있다.
무엇이든 잘 먹는 아이들은 비타민제가 필요 없다? 다른 아이에 비해 덩치가 크고 음식도 무엇이든 잘 먹는 아이를 보면 엄마들은 영양과다가 아닐까는 착각에 종종 빠진다. 하지만 맛만 있고 영양가는 없는 식품이 많은 것이 현실. 무엇이든 잘 먹는다고 균형 잡힌 영양 공급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루 7가지 정도의 색깔별 채소와 과일, 그리고 잡곡을 먹지 않는다면 비타민제를 섭취해야 한다. 아이의 영양과다는 주로 포화지방, 설탕, 밀가루 등 정제 탄수화물 등은 과잉섭취인 반면, 비타민, 미네랄 등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경우에는 비타민제 섭취는 물론, 식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육류, 튀김, 과자, 빵 등을 삼가고 매끼 충분한 채소, 버섯류, 해조류와 함께 두부, 콩, 생선과 같은 단백질을 섭취하는 균형식습관을 들이자. 시도 때도 없는 주전부리를 삼가고, 간식은 두뇌에 좋은 견과류, 과일, 저지방유제품으로 하루 1~2회 섭취하도록 한다.
비타민제 유통기한은 무기한이다? 집 안 어딘가에 놓여 있는 비타민제는 유통기한이 없거나, 길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비타민제를 식품으로 생각하지 않고 의약품으로 여겨 빚어지는 현상이다. 하지만 모든 비타민제는 유통기한이 있으며, 기한이 지난 것은 절대로 섭취해서는 안 된다. 장롱이나 찬장 속에 1년 이상 방치했다면 비타민 전문가에게 들고 가 문의한 후, 섭취할 수 없다면 과감히 버리는 것이 낫다. 개봉한 경우라면 더욱 신경써야 한다. 비타민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영양가는 떨어지고, 산화도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개봉한 후에는 유통기한 내에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보관에도 신경 써야 한다. 보통 시원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라고 쓰여 있는데 냉장고 문 선반 정도에 보관하는 것이 적당하다.
비타민제는 많이 먹으면 몸에 축적되어 해롭다? 비타민제를 많이 먹으면 몸에 축적되어 해롭다는 말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때문에 아이들에게 비타민제를 얼마나, 어떻게 줘야 할지 고민하는 엄마들도 꽤 많다. 미국의학협회의 식품영양위원회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부작용이 없는 최대 1일 섭취량을 ‘최대관용량’이라 정의하여 각 영양소의 수치를 정해놓고 있다. 최대관용량은 하루 허용하는 최대량으로서 조금만 넘어도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용량의 상한치가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서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섭취하더라도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용량 범위의 최댓값이다. 비타민 B군은 대부분 수용성이기 때문에 최대관용량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해도 비타민제를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것이 아니므로, 기준치인 권장섭취량에 부합해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비타민은 음식물로도 섭취하므로 권장 섭취량의 100% 미만으로 보충하는 제품을 선택해, 식사 후섭취하도록 한다. 제품에 표시되어 있는 1회 섭취분량을 넘지 않도록 하며, 최대관용량과 영양권장량을 알아두고 이를 참고해 섭취하도록 한다.
* 영양 권장량은 대다수 건강한사람의 영양 요구량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의 영양 지식을 참고하여 각 영양소의 최적 수준을 권장한 것이다. 비타민제를 고를 때 이를 참고하여 고르는 것이 좋다.
이유식을 먹을 때부터 비타민제를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제는 생후 5~6개월부터, 몸무게는 7kg 정도 나갈 때, 즉 이유식을 시작할 무렵 먹여도 괜찮다. 고형식 섭취 연습을 하는 이유식 과정에선 비타민, 미네랄 등의 충분한 섭취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돌 전에는 거의 씹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시큼한 맛을 내는 비타민제를 주는 것이 입맛을 결정하는 데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으므로 맛이 거의 나지 않는 유아용 비타민제를 주는 것이 좋다. 이유식에 뿌려줄 수 있는 스프레이형 비타민제도 괜찮다. 가장 자연스러운 비타민 공급 방법은 음식에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생식 가루를 뿌려 먹는 것이다. 비타민뿐만 아니라 식물 영양소를 섭취하기에 좋은 방법. 어린이 비타민제가 대부분 36개월부터 섭취할 수 있도록 나와 있기에, 그에 맞춰 섭취해도 늦지 않다.
왜 어린이용 비타민제가 따로 나올까? 어린이용 종합비타민은 커다란 종합비타민 정제를 삼킬 수 없는 아이는 물론 위장 장애를 겪는 사람, 노약자를 위한 것이다. 그래서 씹거나 빨아 먹는 형태로 만든 것. 아이가 잘 먹도록 천연 과즙이나 당분을 첨가했기 때문에 각 영양소의 함량은 종합비타민 중 적게 들어 있는 편이다. 정제를 삼킬 수 없는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입맛에 맞는 어린이용 종합비타민제를 먹일 수밖에 없지만, 정제를 삼킬 수 있다면 영양소 함량이 많은 정제형 비타민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정제형 비타민 중에도 아이들이 재미있게 즐겨 먹을 수 있도록 캐릭터 형태로 만들고, 오렌지, 딸기 추출물 등 천연 색소를 넣어 아이들이 좋아하게끔 만든 제품이 많이 나와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 아이는 비타민제가 필수다?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아이는 피부 관리는 물론 영양 상태도 평가해야 한다. 음식 알레르기 탓에 건강한 아이들과 달리 먹지 못하는 음식이 많기에 건강한 아이들에 비해 영양이 부족할 수 있다. 그렇기에 비타민제로 영양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아이 뿐만 아니라 식습관이 좋지 않거나 편식하는 아이들 역시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제가 필요하다. 최적 섭취량 개념으로 아토피 아이들의 영양 상태를 보면, 영양 권장량보다 더 많은 비타민 B군, 항산화제, 필수지방산이 들어 있는 종합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영양 상태와 식습관에 맞춰 비타민제를 고르도록 한다.
내 아이에게 맞는 비타민은? 아이의 건강 상태나 식습관 등에 따라 필요한 비타민은 다르다. 비타민을 구입하기 전 우선, 영양사 등 전문가에게 아이의 건강 상태를 자세히 이야기하고 상의하여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비타민뿐만 아니라 아이에게 부족하기 쉬운 아연, 철분, 칼슘 등 미네랄이 포함되고 월령에 따른 권장량이 명시된 믿을 만한 회사의 제품을 선택한다. 기본적으로 비타민 B군 함량이 많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비타민 B군은 우리 몸의 모든 세포 에너지를 생성하고 필요한 물질을 합성하는 등 다양한 신체대사에 관여하는 영양소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창 자라는 아이는 물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은 비타민 B군을 많이 함유한 비타민제를 고르는 것이 좋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타민 B군의 함량을 비교하기가 쉽지 않은데, 가장 손쉬운 방법은 우선 B군의 8가지 개수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B1과 B2의 함량을 비교한다.
먹던 비타민제만 고집한다? 비타민제는 영양 보충제로, 장기간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특정 브랜드 제품이나 특정 원재료 제품만 고집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함유된 영양소의 종류는 같더라도 브랜드마다 원재료, 첨가물, 제형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내 아이에게 어떤 제품이 더 유익한지 골라내기는 쉽지 않다. 일정한 기간에 맞춰, 아이의 취향과 영양 상태에 맞춰 다양한 비타민제를 돌아가며 섭취하는 것이 조금 더 유익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제품이 좋을까, 수입 제품이 좋을까? 비타민 선진국인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비타민 제품 라벨에 표시된 함량이 실제 함량과 다른 경우가 많다. 일례로 미국컨슈머랩닷컴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비타민 제품을 수거해 라벨에 표시된 함량이 제대로 들어 있는지 등을 소비자에게 공개했는데, 상당수 제품이 실제 함량과 라벨에 표시된 함량 간에 큰 차이가 있었던 것. 그만큼 라벨에 표시된 함량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 때문에 미국의 소비자는 비타민제를 구입할 때, 구매 가이드를 따로 사봐야 제대로 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 또는 캐나다 브랜드 제품을 수입할 때 상황이 또 달라진다. 한국의 규격 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은 원천적으로 수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예 한국 규격 기준에 맞춰 제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그러니 규격 기준과 우리의 몸에 맞게 제조한 우리나라 제품이 더 믿을 만하다.
내 아이를 위한 비타민제는 이렇게 고르세요! 1 제품에 적힌 표시 항목 중 열량*탄수화물*단백질*지방*나트륨 함량은 무시한다. 2 제품에 적힌 ‘영양소 기준치의 %’는 ‘평균 한국인 식사 섭취량’으로 이해하고, 이를 참고해 고르도록 한다. 3 ‘적색 5호’ 같은 인공 색소가 아니고, 오렌지, 딸기 추출물 등 천연 색소가 들어 있는 것으로 선택한다. 4 ‘권장섭취량 및 방법’은 무시해도 좋고, 대신 최적 섭취량과 최대관용량 개념을 이용한다. 5 약이라고 생각하고, 비타민제를 잘 먹지 않으려는 아이에게는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로 만든 제품이나 좋아하는 맛을 골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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