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엘뤼아르
창문을 통해서 나가는 거다
갇혀 있는 몸이니 창문을 통해서
가는 거다 다른 세계로 사람들이
아름다움 착함 참됨을
뜨거운 열정을
그리고 행복을 완벽하게 흉내내는 세계로
또한 너의 감옥
짤막한 틈
하지만 이 욕망은 바람의 빛깔을 하고 있다.
멀리 가고 싶다는 것, 그건 시인들의 가장 오래된 레퍼토리 중 하나. 하지만 생각해보면 시인의 전유물은 아니에요. 소년 소녀였을 적에 우리 모두 부모 몰래 가본 적 없는 먼 곳으로 떠나는 꿈을 꾸곤 했으니까.
시인은 바람처럼 달아나고 싶답니다. 창문 아니 촘촘한 쇠창살 틈으로 답답한 세계를 벗어나서요. 그런데 그가 가겠다는 그 세계가 엉뚱해요. 그곳은 우리와 다른 이들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이들이 살면서 우리가 꿈꾸는 아름다움과 선함, 열정과 행복 그대로를 '흉내'내 보는 곳. 이곳의 감옥과 창살의 작은 틈새도 그대로인 곳. 그렇다면 달아날 이유가 대체 뭐람? 흠집 하나 없는 진실과 선함을 가질 수 없어도 열심히 흉내 내다 보면 비슷한 꼴로는 언젠가 와 줄거야. 이렇게 더 멀리 확신하는 빛깔의 바람을 시인이 우리 일상의 좁은 틈새로 불어넣으려는 것 같습니다.
창문을 통해서 나가는 거다
갇혀 있는 몸이니 창문을 통해서
가는 거다 다른 세계로 사람들이
아름다움 착함 참됨을
뜨거운 열정을
그리고 행복을 완벽하게 흉내내는 세계로
또한 너의 감옥
짤막한 틈
하지만 이 욕망은 바람의 빛깔을 하고 있다.
멀리 가고 싶다는 것, 그건 시인들의 가장 오래된 레퍼토리 중 하나. 하지만 생각해보면 시인의 전유물은 아니에요. 소년 소녀였을 적에 우리 모두 부모 몰래 가본 적 없는 먼 곳으로 떠나는 꿈을 꾸곤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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