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고지혈 등 대사질환 몰고오는 ‘메타볼릭증후군’, 고요산혈증 막아야 위험 줄인다
핏속에 요산이 많으면(고요산혈증) 통풍 발작 위험이 높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그런데 요즘 요산이 통풍 뿐 아니라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고지혈 고혈당 등 대사 이상 질환이 두 가지 이상 동시에 나타나는 ‘메타볼릭증후군’까지 부추긴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와 주목된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효고대 의대 모리와키 스루기 교수팀은 최근 통풍 환자 247명과 통풍에 걸리지 않은 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메타볼릭증후군 유병률을 비교했다. 이 조사 결과 통풍군의 37%, 비(非)통풍군의 21%에서 메타볼릭증후군이 발견됐다. 혈압, 중성지방, 공복시 혈당, 내장지방 등의 비율도 통풍군이 모두 높았다.
이는 몸속에 요산이 많아지면 그만큼 메타볼릭증후군 비율이 높아지게 돼 심근경색증이나 협심증, 뇌경색증같이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에 걸릴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려면 메타볼릭증후군을, 메타볼릭증후군 위험을 줄이려면 고요산혈증을 각각 막아야 한다는 얘기다.
요산은 여러 가지 식품에 들어있는 퓨린(핵산의 일종)체가 우리 몸속에서 대사된 후 생기는 노폐물로, 약 70%가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나머지는 소화액, 땀, 타액 등으로 배설되는 게 정상이다. 보통 정상 성인 남성의 요산 혈중 농도는 3.4∼7.0㎎/㎗, 여성은 2.4∼6.0㎎/㎗ 범위에서 유지된다. 자신의 혈중 요산 농도는 종합건강진단 결과표를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 결과 7㎎/㎗가 넘는 사람은 당장 치료가 필요하지 않아도 반드시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하고, 9㎎/㎗ 이상인 사람은 이와 함께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생활습관 중에서도 그릇된 식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 무절제한 음주 행위를 삼가야 한다. 특히 맥주를 피해야 한다. 소주도 좋지 않다. 퓨린체가 많은 맥주 대신 퓨린 성분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주를 마시면 괜찮다고 하는 속설은 사실과 다르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성우 교수는 “알코올은 식품을 통해 우리 몸속에 들어온 퓨린체를 요산으로 바꾸는 것을 재촉하는 작용을 한다”며 “퓨린체가 적은 술이라도 과음하면 요산치가 올라가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퓨린이 많이 들어 있는 멸치, 간, 콩팥, 골, 육수, 멸치젓, 내장탕, 곰탕, 알탕, 젓갈, 굴과 같은 음식도 가급적 피해야 한다. 퓨린체와 동물성 지방까지 많은 고기도 위험하긴 마찬가지. 반면 시금치 브로콜리 등의 야채 섭취는 적극 권장된다. 이뇨 작용을 하는 커피도 괜찮다. 단 프림과 설탕을 넣지 않은 것이라야 한다.
최근 고요산혈증 및 메타볼릭증후군과 관련, 큰 관심을 끄는 것은 당류(糖類)다. 당류란 탄수화물 중에서도 비교적 분자가 작고, 물에 녹아서 단맛이 나는 화합물을 말한다. 특히 주스류에 많이 들어가 있는 당류가 요산치를 올린다고 한다. ND케어클리닉 박민수 원장은 “설탕을 넣은 소프트드링크를 주 2∼4회 마시는 사람들은 큰 변화가 없지만 하루 2회 이상 마시는 사람은 고요산혈증에 의한 통풍 발작과 메타볼릭증후군 위험도가 배 가까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체중이 증가해도 요산이 증가하므로 비만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혈압이 높으면 신장에서 요산이 잘 배설되지 않기 때문에 혈압 조절도 중요하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오줌을 통해 요산 배출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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