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자

나 떨고 있니'…원인을 알면 피할 수 있다

추억66 2009. 11. 13. 11:21

나 떨고 있니'…원인을 알면 피할 수 있다

 떨림증, 어떻게 치료하나 2009년 08월 20일(목)

자기도 모르게 손을 떠는 '수전증(手顫症)'은 생활 속에서 많은 오해를 불러오기도 한다. 술자리에서 손을 떨면 알코올 중독이나 약물복용 등의 의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에게서도 많이 나타나면서 면접이나 중요한 만남에서 낭패를 보기 쉽다.

손을 비롯해 신체 일부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떨리는 증상은 누구나 경험해 보았을 정도로 익숙한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사람은 항상 떨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미세하기 때문에 느끼지 못할 뿐이다. 이러한 떨림이 심해져 스스로 느낄 정도가 된다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 신체가 떨리는 것을 의학용어로 진전이라고 한다. 손을 떠는 증상인 수전증도 말하자면 손에 나타나는 진전 현상을 일컫는 것이다. 
◆떨림증, 왜 나타나나= 신체가 떨리는 것을 의학용어로 '진전(tremor)'이라고 한다. 손을 떠는 증상인 수전증은 진전 현상이 손이나 손가락에 나타나는 것이다. 진전은 질환 자체의 이름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에 의한 손이 떨리는 증상을 총칭하여 일컫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손이나 다리가 떨리는 '떨림증'은 대부분 과장성 생리적 진전으로서, 커피를 많이 마셨다든가 심하게 긴장했다던가 하는 원인만 없애주면 쉽게 없어지므로 지나친 걱정은 금물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종종 노인에게 떨림증이 발생하면 뇌졸중의 전조증상이 아닌가하며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뇌졸중과는 별 상관이 없고 파킨슨병이나 다른 원인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떨림증, 증상과 치료= 진전은 크게 '활동성 진전(action tremor)'과 '휴식성 진전(resting tremor)'으로 구분한다. 식사를 한다거나 글을 쓸 때처럼 어떤 특정동작을 하고자 하는 신체부위가 떨리는 경우를 활동성 진전이라 하며, 편안히 앉아 있다거나, 걸을 때 손이 떨리는 등 특정 동작과 상관 없는 신체가 떨리는 것을 휴식성 진전이라고 한다.

을지대병원에 따르면 활동성 진전의 대부분은 '과장성 생리적 진전' 혹은 '본태성 진정(essential tremor)'에 의한 경우이다. 과장성 생리적 진전은 떨림을 증가시키는 특정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진전으로 원인만 제거하면 증상이 사라지는 것으로 크게 걱정할 대상이 아니다. 공포감, 분노, 심한 피로 등이 진전을 증가시키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장성 생리적 진전은 약에 의해서나 알코올 중독의 금단 증상, 갑상선 기능항진증 등 대사 활동의 전반적인 변화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진전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성분들로는 카페인, 담배, 주로 만성폐질환에 쓰이는 교감 신경항진제, 스테로이드, 항경련제, 일부 항우울제 그리고 여타 다양한 중추신경계 약들이 있다.

▲ 한쪽 손에 휴식성 진전 증상이 나타나면 파킨슨씨병일 가능성이 높으며, 선천성 혹은 후천적 퇴행성 중추신경계 질환, 소뇌 질환, 말초신경증, 두부 외상 등이 있을 때도 진전이 발생한다. 
◆40대 이전 떨림증…"디스크, 운동장애 등 의심해야"=
진전의 특별한 원인을 밝혀 낼 수 없는 경우를 본태성 진전이라 한다.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전체 인구의 1∼5% 정도에서 발생하며 특히 노년층에서 흔하다.

가족 중에 같은 증상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경우에 발생할 확률이 높으며 진행하지 않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정도가 차츰 심해져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노인이 식사를 할 때 전에 없이 손을 떤다든다 하면 뇌졸중이 아닌가 하고 놀라는 사람들이 많으나 뇌졸중과는 상관이 없으므로 걱정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40세 이전의 연령층에서 진전을 증가시킬 만한 뚜렷한 원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진전이 나타날 경우 본태성 진전을 비롯해 말초신경손상이나 윌슨씨병, 디스크, 운동신경 장애 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 외에도 다른 증상과 함께 진전을 보이는 신경계 질환들도 있다. 한쪽 손에 휴식성 진전 증상이 나타나면 파킨슨씨병일 가능성이 높으며, 선천성 혹은 후천적 퇴행성 중추신경계 질환, 소뇌 질환, 말초신경증, 두부 외상 등이 있을 때도 진전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 정밀검사를 통해 원인질환을 밝히고 치료해야 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떨림증은 기본적으로 약물 치료만 해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치료효과가 뛰어난 질환이다. 약물로는 교감신경 베타 차단제, 프리미돈 등이 사용되며,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의 50∼70% 정도가 상태가 좋아지는 치료효과를 보고 있다.

약물 치료는 대증 요법이므로 의사와 환자 간의 적절한 의사소통을 통해 약의 부작용과 효능에 대한 평가를 정확히 내리고 개개인의 환자마다 약의 종류 및 용량을 조절해나가야 한다. 이러한 약물 요법으로도 효과를 못 보는 난치성 진전 환자의 경우 뇌 전기 자극이나 뇌수술을 시행해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우정헌 기자 | rosi1984@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