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자

"당뇨·고혈압 등 자궁서 `프로그래밍` 된다"

추억66 2009. 9. 8. 11:51

"당뇨·고혈압 등 자궁서 `프로그래밍` 된다"

당뇨나 고혈압, 비만 등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생활습관을 탓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같은 질환이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견해가 있다. 자궁 속에서 이미 '만성질환에 시달리기 쉬운 사람'으로 프로그래밍 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영국의 바커 박사가 내세운 ‘태아 프로그래밍’으로 “건강한 태아가 건강한 성인으로 자란다”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태아기 때 영양결핍에 노출된 저체중 신생아들 중 일부는 프로그램화된 체질이 형성돼 성인이 되어서도 당뇨,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을 앓을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태아의 중요한 신체 조직 및 기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받은 자극은 평생 동안 지속된다는 의미다.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이 가설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으며 실제로 대사증후군 뿐 아니라 암과 파킨슨병, 정신질환, 혈압까지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면서 “‘태아 프로그래밍’ 개념을 임산부들이 잘 알고 대처해야 아이의 평생 건강을 지켜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아 프로그래밍을 잘 하려면 임신 중 영양관리를 위한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를 잘 구분해야 한다.

대부분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산모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먹지 말아야 할 것’의 리스트를 뽑아 이를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담배나 술처럼 입증된 위험 식품을 피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일부 산모들은 ‘닭고기를 먹으면 아이가 닭살이 된다더라’거나 ‘초콜릿을 먹으면 피부가 검게 나온다더라’는 일명 '카더라 통신'까지도 지킬 정도로 열정적이다.

김 교수는 “임신기간 중의 식생활은 단순히 ‘먹어서는 안 되는’ 것들의 목록이 아니고, 보다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고 더 나은 식습관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고 강조했다.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하되 과식은 금물이며 단백질과 철분, 엽산, 칼슘 그리고 비타민C와 같은 중요 영양소를 섭취하는 데 조금만 신경 쓰면 된다는 것이다.

◆ 태아프로그래밍 돕는 10가지 습관

1. 태아 구성을 돕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을 섭취한다.

2. 매일 엽산(강낭콩, 시금치, 양상추, 오렌지 주스, 강화된 아침 시리얼 등)을 먹는다.

3. 통곡물과 과일, 야채, 저지방 단백질 식품의 섭취를 늘린다.

4. 유제품, 살코기, 닭고기 등 가금류, 생선들이 좋다.

5. 정제된 곡물, 트랜스 지방, 설탕이 가미된 식품은 줄인다.

6. 버터나 돼지고기 기름 대신 올리브 오일 등 식물성 기름을 쓴다.

7. 철분은 보충제와 식품(굴, 달걀, 시금치, 건포도)으로 하루30mg 섭취한다.

8. 육류, 유제품 등 포화지방이 높은 음식은 가능한 저지방으로 고른다.

9. 녹차, 허브차(카페인 함유)도 1일 2회 이하로 줄인다.

10. 알코올, 조울증 치료제, 여드름 치료제, 건선치료제는 태아에게 위험하다.

[김소현 MK헬스 기자 swbs@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