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자

우리나라 최고의 '꿀'을 찾아라

추억66 2009. 7. 1. 17:25


맛도 좋은 게 몸에도 좋다

달콤한 ‘꿀’ 세계로의 초대


봄꽃을 열심히 쫓던 벌이 육각형의 집에 꿀을 가득 저장해놓고 있는 7월이다. 인류는 200만 년 전부터 꿀을 사용해 왔다. 의약품과 식품으로 사용됐던 꿀은 지금도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다. 미처 몰랐던 꿀에 대한 궁금증을 살펴본다.

사람을 치유하는 꿀

‘천연의 종합영양제’라고 불리는 꿀은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김현숙 교수는 “꿀은 항균ㆍ조혈ㆍ해독 작용을 하고, 소화기계인 위와 장에 도움이 된다.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 먹으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미한의원 조선화 원장은 “속이 허약하고 냉한 사람이 먹으면 비위가 강해진다. 폐가 건조해 마른 기침을 하거나 입이 쉽게 마르는 사람에게도 좋다”고 강조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의대는 ‘어린이 기침약의 기침 억제 성분인 덱스트로메토판보다 소량의 꿀이 기침 증상과 빈도를 완화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감기 기운이 있으면 꿀물을 타 먹이던 선조들의 민간요법이 과학적으로 입증 받은 셈이다.

꿀은 무기질이 많이 들어 있어 체내의 생리작용을 원활하게 하고, 체내의 콜레스테롤 및 혈관 속의 노폐물을 제거한다. 소염과 살균 효과도 뛰어나다. 피부에 상처가 나거나 짓물렀을 때 꿀을 바르면 환부 소독이 되고 상처가 빨리 아문다. 입안이 헐었거나 혓바늘 같은 게 났을 때도 효과가 있다.

똑같이 단맛을 내지만 꿀과 설탕은 차이가 있다. 설탕은 함께 붙어 있는 두 개의 분자로 이루어진 자당(sucrose)이다. 설탕을 섭취하면 몸속 위장은 우리 몸이 설탕의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두 분자를 분리하는 체내의 효소를 사용한다. 하지만 꿀은 다르다. 꿀벌은 채집한 꽃의 꿀에 특별한 효소를 첨가하는데, 이 효소는 자당을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리한다. 꿀의 주성분인 포도당과 과당은 더 이상 분해되지 않는 단당류이므로 소화흡수가 빠르다.

당뇨병 환자에게 꿀이 설탕보다 좋다는 속설은 사실과 다르다. 서울대병원 내과 이홍규 교수는 “과당은 피 속에 있어도 수치로 나타나지 않을 뿐, 설탕이나 꿀이나 먹으면 혈당이 상승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천연식품인 꿀은 당 이외에도 양질의 미량 영양소가 많아 화학성분이 함유된 정제된 설탕보다 낫다. 때문에 설탕 대신 꿀을 감미료로 사용하거나 차에 조금 타서 먹는 것은 얼마든지 좋지만 숟가락으로 떠먹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마시고 먹고 바르고… 꿀 활용법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 진소연 박사는 “꿀을 활용해 심신의 건강을 도모하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날마다 적당량을 먹음으로써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좋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는 것. 팔팔 끓인 물보다는 65℃ 정도의 따뜻한 물을 사용한다. 자주 마시는 차에 섞어도 된다. 녹차에 넣으면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허브차에 넣으면 두통을 진정시킨다. 인삼이나 도라지처럼 쓴맛이 나는 식품을 재워먹어도 좋다. 편도선이 붓거나 기관지에 염증이 생겼을 때 꿀에 재운 도라지를 먹으면 증상이 완화된다. 찐 마늘이나 얇게 썬 모과와 생강을 재웠다 먹으면 감기를 예방한다. 소화흡수가 빠른 꿀과 변비 개선에 탁월한 사과를 함께 먹으면 훌륭한 정장제가 된다.

꿀이 건강에 좋다고 너무 섭취하면 몸에 열이 나고, 이는 복통이나 설사를 일으킨다. 비만한 사람, 평소 잘 붓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머리가 무겁게 느껴지는 사람은 조심한다. 상추나 절인 생선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 스테인리스와도 상극이므로 금속 숟가락 대신 나무나 플라스틱 재질의 숟가락을 이용한다.

꿀은 미용효과도 뛰어나다. 더운 성질이 있어 얼굴 마사지를 하면 열기가 난다. 보습력도 탁월하므로 과일이나 채소 간 것에 넣어 천연 팩으로 활용하면 좋다. 피부가 거칠게 느껴질 때 세안한 얼굴에 얇게 바른 뒤 헹구면 매끄러워진다. 사용하고 남은 꿀은 뚜껑을 잘 닫아 20℃ 이상의 상온에 보관한다. 굳었다면 45℃ 정도의 뜨거운 물에 병째 넣고 저으면 서서히 녹는다.

우리나라 최고의 꿀을 찾아라

꿀은 원료가 되는 꽃에 따라 아카시아꿀, 밤꿀, 유채꿀 등으로 나뉜다.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과당, 포도당 등 당질이 78%이며 그 외에 17종의 아미노산, 10종의 비타민류, 12종의 미네랄, 효소, 유기산, 수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적으로 한 종류의 꽃에서 채취한 꿀이 40% 이상이면 진짜꿀로, 꿀과 물엿을 섞어서 만들었거나 벌에게 설탕을 먹여 벌집에서 꿀로 전환시킨 것은 가짜꿀로 간주한다. 한국양봉협회에서는 이 기준에 따라 국산꿀과 수입꿀에 대해 품질보증을 하고 있으므로 한국양봉협회 양봉산물연구소의 품질인증서가 붙은 제품을 구입하면 믿을 수 있다.

얼마 전 벌에게 설탕물을 먹여 꿀을 만든다는 내용이 보도된 뒤 국산꿀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생긴 상태다. 이에 대해 최규칠 사무총장은 “회에 자연산과 양식이 있듯 꿀도 마찬가지다. 자연산은 천연꿀, 양식은 사양꿀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기후조건 때문에 천연꿀 생산량이 적고 생산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벌에게 설탕을 먹여 꿀을 생산하는 농가가 생긴 것이다. 현재 한국양봉협회는 소비자가 천연꿀과 사양꿀을 정확히 알고 선택해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올해 말쯤이면 국산꿀을 대상으로 천연꿀인지 사양꿀인지의 여부를 표기할 예정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시판 꿀은 크게 국산꿀과 수입꿀로 나뉜다. 국산꿀은 아카시아꿀, 유채꿀, 밤꿀, 잡화꿀이 대부분이다. 그 가운데 아카시아꿀이 국내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최규칠 사무총장은 “수입꿀과 국산꿀의 영양성분은 거의 같지만 맛과 향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우리는 수입꿀의 맛과 향에 익숙지 않은 편이라 국산꿀을 선호한다. 국산꿀 중에서는 아카시아꿀의 풍미가 뛰어나다. 아카시아 꽃은 5월 초 대구에서 피기 시작해 위쪽으로 강원도까지 이어진다. 그 가운데 경북 칠곡 시곡군의 아카시아꿀이 가장 품질 좋기로 소문나 있다. 시곡군은 10여 년 가까이 ‘아카시아 축제’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꿀은 다시 토종꿀과 양봉꿀로 나뉜다. 토종꿀은 토종벌의 꿀로 검은빛을 띤다. 첫서리가 내린 뒤 1년에 단 한 차례만 채밀하므로 벌꿀 생산량이 적다. 토종벌은 봄부터 가을까지 철 따라 핀 꽃을 따 모은 꿀을 벌 스스로의 힘으로 1년 내내 성숙시킨다. 양봉꿀은 양봉이 만들어낸 꿀이다. 양봉은 서양에서 건너온 꿀벌로, 주로 이동하면서 꿀을 딴다. 양봉은 꽃이 피는 시기마다 꿀을 따므로 1년간 5회 정도 채밀한다. 양봉꿀은 벌꿀 생산량이 많고 색깔은 황금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