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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재발 막아라"… 최선의 방법은 정기검진

추억66 2009. 6. 10. 10:30
암 재발을 막으려면 치료가 끝난 뒤에도 3~6개월에 한번씩 CT(컴퓨터 단층촬영)를 찍는 등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 서울아산병원 제공

암 환자는 치료가 끝나고 난 뒤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재발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힘들고 비싼 수술을 받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암이 생겼다는 억울한 사연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듣는다. 이유는 왜일까?

우선 수술로 치료를 완벽히 했다고 하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암세포가 다시 자라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미세하게 남은 암세포는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등 최첨단 의학 기술로도 정확하게 알아내기 힘들다. CT로 잡아낼 수 있는 암세포 크기는 1㎝이상이다.

둘째, 암이 발생하기 이전의 환자의 나쁜 생활 습관이나 환경이 암세포에 계속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많은 암 환자가 암을 진단 받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금연, 금주를 하고 채식위주로 식단을 바꾸는 등 자신의 생활습관을 고친다. 물론 이런 노력을 하는 것이 암 재발을 막는데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전에 암이 생기게 한 나쁜 생활습관이 신체에 끼친 영향은 단기간에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한 보고에 따르면 금연한 지 적어도 10년은 지나야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던 전암(前癌) 세포들이 정상적으로 바뀌며, 폐암 등 각종 암의 사망률이 비흡연자와 같아진다고 한다. 미국의 암 통계를 보더라도 미국 남성의 담배 소비량이 줄어들고 25~30년이 지난 뒤에야 폐암 발생률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암 치료가 끝난 뒤 암이 얼마나 잘 재발하느냐는 처음에 생겼던 암의 종류와 병기에 따라 다르다.

처음 암이 생겼던 곳에 암이 다시 잘 생기는 암은 간암이다. 간암 환자는 대부분 만성 B, C형 간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간암수술 후 간 수치가 올라가는 등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높고, 종양을 완전히 제거해도 남아 있는 간에 종양이 다시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른 암과 달리 간암은 폐나 뼈 등 다른 곳에 암이 재발하는 경우는 20%에 불과하고 간 내에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간암 치료는 간 절제 수술이 끝난 후에도 간 내 재발을 막기 위해 간동맥 화학색전술, 고주파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위암은 재발 중 70~80%가 위가 아닌 간·폐·복막 등에 발생한다. 처음 암이 생겼을 때와 다른 장기에서 재발했을 때에는 처음과 같은 장기에 재발했을 때보다 항암제가 잘 듣지 않으므로 예후가 좋지 않다.

물론, 종류가 같은 암이라고 하더라도 처음 발견됐을 때 암 조직의 악성도, 미세혈관 침범 여부, 암 관련 유전자 양성 여부 등에 따라 재발 가능성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암의 위험한 질주를 막기 위해 대부분의 암 수술 후에는 일정기간 동안 항암 화학요법, 국소 집중 방사선요법, 호르몬 요법 등 보조치료를 시행한다. 이런 치료는 치료 대상이 '눈에 보이지 않는 암'이므로 당장은 큰 효과가 없을지 모르지만 미래에 암이 다시 생길 수 있는 씨앗을 완전히 없앨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대장암 팀이 2007년 미국 암학회에 보고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직장암 수술 후 항암 방사선요법을 시행했을 때 국소재발률은 3년 동안 전체 환자의 6% 미만이었다. 최근에는 표적치료제가 나와 한번 암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수술을 하지 않고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다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 환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정기검진이다. 암은 재발되더라도 일찍 발견해 적절히 치료만 잘 하면 완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 치료가 모두 끝난 뒤에도 3~6개월에 한 번씩 외래 진료를 통해 종양표지자 검사를 포함한 피 검사, 흉부 엑스레이 검사, 내시경 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치료 후에는 금연, 식물성 식품 위주의 식생활 등 일반적인 암 예방 지침을 따라야 한다.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hy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