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노간지"를 가장 그리워할 사람 ,서은이를 보며...

추억66 2009. 5. 29. 22:07


대한민국이 슬픔에 잠겼습니다. 국민들은 오열하고 슬퍼하고 있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애써 나오는 눈물을 참으며 가슴으로 울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노란 비행기가 날리며 대한민국은 지금 슬픔의 노란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들도 그렇지 않았던 국민들도 오늘은 모두가 하나가 되어 그의 마지막 가는 길에 애도를 표하고 있습니다.

영결식을 보는 도중 참았던 눈물이 흐른다는 친구의 SMS 문자에 애써 답장을 해주고 난 후 저도 애써 담담해지려 노력하다 아래 사진을 보고는 결국 눈물이 흘렀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가장 가까운 벗이었던 손녀 서은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게 다가왔습니다.

발인식 중 할아버지의 영정사진을 향해 V를 보내는 서은이


올해 5살인 서은이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대통령 재임 때처럼 잠시 먼 출장을 갔다가 곧 돌아오실 거라 생각을 하는 듯 합니다. 만약 할아버지가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는 것을 알면 그 누구보다 서은이는 슬퍼할지도 모릅니다. 때문에 차라리 ‘서은이가 할아버지가 영원히 돌아오지 못 할 길을 가셨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차라리 엄마에게 떼를 쓰며 펑펑 울기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구요? 할아버지는 그동안 서은이 에게 가장 좋은 친구였기 때문이죠. 대통령이기에 앞서 서은이에게는 좋은 할아버지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 그런 할아버지를 서은이는 이제 영원히 볼 수 없습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다면 조그만 이 아이가 얼마나 큰 충격에 빠지게 될까요?


서은이에게 장난을 치는 '노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 목마 타는 것이 신이나는 서은이


서은이는 이제 과자를 함께 먹으며 장난을 쳐주는 할아버지를 보지 못 합니다. 과자를 줄 듯 말 듯 장난을 칠 때는 얄미운 할아버지였지만, 이윽고 서은이를 번쩍 들어 볼에 뽀뽀를 해주고 목마를 태워주는 세상 그 누구보다 따뜻했던 할아버지였습니다.


"할아버지 이 분들 누구야?"


할아버지가 “서은아~ 손님들께 인사드리러 가야지”라고 부를 때면 서은이는 마냥 신이 났습니다. 봉하마을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누군지도 왜 오는지도 몰랐지만 할아버지는 늘 인사를 해야 된다고 했습니다. 항상 작은것 부터 가르쳐주시는 그 누구보다 인기 많고 친절했던 멋진 할아버지였습니다.


서은이의 카우보이 '노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자전거를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자전거를 혼자 타시지는 않았습니다. 늘 공주마차를 자전거에 달아 서은이를 태워줬습니다. 너무나도 재미있었습니다. 힘드셨을 법도 한데 할아버지는 절대 지치지 않는 천하장사셨습니다. 그리고 내가 가고 싶은 곳 어디든지 데려다주는 카우보이 모자를 쓴 서은이만의 멋진 할아버지 기사였습니다.


대통령 이전에 아름다운 할아버지였던 '노간지'


서은이는 아직 모릅니다. 과자로 장난을 치고 볼에 뽀뽀를 해주며 목마를 태워줄 할아버지가, 마을을 찾은 손님들에게 인기 많은 노짱 할아버지가, 동네 방방곡곡 자전거를 함께 타며 동네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할아버지가 어디에 가셨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알고 나면 아마 슬퍼서 하루 종일 울고만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서은이도 훗날 크면 알게 될 것입니다.

“할아버지는 국민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계신다는 것을...”

 


Writer profile  아나로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