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자

'구석구석' 입 냄새 체크

추억66 2009. 1. 28. 09:30

'아세톤향'…입 냄새로 질병 안다

질병 찾기 도우미 '입 냄새' 2009년 01월 28일(수)

일상생활에서 대화는 필수 요소다. 대화 중에 상대방의 입 냄새를 계속 맡게 된다면 매우 곤혹스러울 것이다. 반대로 스스로 입 냄새가 난다고 느끼는 경우, 자신감 있는 대화가 힘들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입 냄새 때문에 고민해 본 적이 있다고 할 정도로 입 냄새는 흔한 증상이다. 입 냄새가 나더라도 스스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가 다른 사람이 먼저 아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입 냄새는 왜 나는 것일까? 한 조사에 의하면 입 냄새의 많은 부분이(47∼90%) 입 안의 문제이고, 나머지가 신체 다른 곳의 질병이나 전신질환에 의한 것이라는 보고도 나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 냄새는 구강위생 상태가 나빠서 생기는 것이고 기껏해야 일시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는 증상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입 냄새는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질병의 한 증상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 구강 건조증은 물을 많이 마셔도 입안과 목이 금방 말라 말을 하기가 힘들고, 입술 가장자리와 혀에 주름이 생기며 입술이 쉽게 갈라지게 된다. 
◆입 냄새는 왜 생길까?= 입 안을 깨끗하게 하는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침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입 냄새가 좀 더 심하게 나는 이유는 수면 중에는 침이 분비되는 것이 멈추기 때문에 밤 동안에 입 안에서 세균이 많이 자라고, 이들 세균들은 악취가 나는 가스를 많이 생성시키기 때문이다.

침이 잘 나오지 않는 구강건조증이 있는 사람이면 입 냄새는 더 심하다. 구강건조증은 타액 분비량이 감소하는 질환으로 입 안이 몹시 마르는 증상이다. 가벼운 정도라면 주로 입 안이 마르는 느낌이 나타나고, 어느 정도 악화되면 혀 표면이 말라 혀의 표면에 생기는 하얀 막(설태)이 사라지고 편평해진다. 물을 많이 마셔도 입안과 목이 금방 말라 말을 하기가 힘들고, 입술 가장자리와 혀에 주름이 생기며 입술이 쉽게 갈라지게 된다.

또 배가 고프면 입 냄새가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끼니를 자주 거르거나 금식을 하는 사람들에서 입 냄새가 많이 나게 된다. 음식을 씹으면 침의 분비와 순환이 촉진되므로 나쁜 냄새를 줄여준다.

양파, 마늘, 알코올, 기타 자극성 음식을 먹은 후에 나는 입 냄새는 먹은 음식물이 소화되면서 소화된 대사물질이 피 속으로 흡수되어 폐를 통해 숨을 쉴 때 밖으로 배출됨으로써 발생된다. 단백질이나 지방질이 소화된 후에도 그 대사물질이 폐를 통해 배출되므로 육식을 하는 사람들이 채식주의자들보다 입 냄새가 더 많이 난다.

입 냄새에는 나이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영유아의 입 냄새는 향긋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호흡냄새는 역겨운 자극성 냄새로 변한다. 노인에서는 침샘이 낡아서 침의 질과 양이 변하므로 구강위생을 청결히 유지하더라도 냄새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질병 찾기 도우미 '입 냄새'= 대부분의 입 냄새는 입 안에서 생기며, 대개는 구강위생이 불량해 충치, 치석, 음식찌꺼기 등에서 세균이 자라서 생기게 된다. 만성적인 치주염이 가장 흔한 입 냄새의 원인이다.

당뇨, 결핵 등의 전신질환이나 약물 장기복용, 비타민 결핍 등은 구내염이나 설염을 잘 일으키므로 입에서 악취가 나게 하는 원인이 된다. 특히 당뇨병이 심하면 달콤한 과일냄새 같은 아세톤향의 냄새가 날 수 있다. 신부전에 의한 요독증에서는 숨쉴 때마다 소변 냄새나 암모니아 냄새가 난다.

▲ 입 냄새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는 냄새가 많이 나는 마늘이나 양파, 양념이 많이 들어간 육류음식을 줄이는 것이다. 
간이 심하게 나쁘면 달콤한 아민향이 나는데 이때는 대개 간 혼수가 동반된다. 간경화증 환자에서는 피 냄새나 계란이 썩는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 백혈병에서도 피 썩는 냄새를 맡을 수가 있다. 고열이나 탈수는 침의 분비를 적게 하므로 입 냄새를 악화시킨다. 비타민 부족, 철분이나 아연 등의 무기질 결핍증도 입을 마르게 하여 구취를 일으킬 수 있다.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질환 등의 환자들도 입에서 역한 냄새가 날 수 있다. 위의 냄새가 올라오는 것을 식도에서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위암이나 소화흡수가 잘 안 되는 사람, 장내 감염, 장폐색의 경우에도 냄새가 난다. 위장관에 출혈이 있으면 부패한 피 냄새가 나기도 한다. 또 비염같이 코 속에 이상이 있으면 세균이 잘 자라고 그 때문에 악취가 생긴다. 특히 축농증, 콧속 이물, 비강내 종양도 악취의 원인이다.

◆'구석구석' 입 냄새 체크= 입 냄새의 치료는 원인을 밝히고 그 원인을 없애는 것이다. 일반인들로서는 입 냄새가 많이 나면 우선 가장 흔한 원인인 입 안을 청결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소한 하루 두 번 이상 이를 닦고 치간 실을 이용해 하루 한 번씩은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해야 한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고 저지방, 고섬유질 식사로 바꾸면 입 냄새가 많이 줄어들 수 있다.

춘천성심병원가정의학과 최영호 교수는 "흔히들 많이 쓰는 구강청정제는 실제로는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하고, 특히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구강세척제는 입 안을 더 건조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별로 권할 만한 것이 못된다"며 "잠시 사용하려면 30초 정도 충분히 머금고 입 안에서 순환시키고 뱉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냄새가 많이 나는 마늘이나 양파, 양념이 많이 들어간 육류음식을 줄인다. 가능하다면 구강건조증이 생기는 약의 복용은 끊도록 하고 과음이나 흡연을 삼가야 한다. 그래도 입이 계속 마른다면 침을 대신하는 물약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침 대용약은 식사 전에 사용하는 것 좋고 대략 30분 정도 효과가 있다. 무설탕 껌을 씹거나 박하사탕을 빨면 침 분비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도움이 되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좋다.

우정헌 기자 | rosi1984@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