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사랑/ 김지하

추억66 2008. 10. 22. 16:05
      사랑 / 김지하 내가 이렇게 기대 있는 것은 누굴 사랑해서가 아닙니다 내가 이렇게 기대 있는 것은 한밤중 열두 시가 지난 시간 당신도 자고 아이들도 잠든 시간 담 건너 고양이 울음도 죽은 시간 이 시간에 깨어 있는 것이 사는 것보다 더 괴로운 시간 깨어 있다는 것 죽기보다 더 버리고 싶은 일 알겠어요 이 시간 내가 기대고 있는 까닭 내가 기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것 누구라도 좋지요 돌멩이라도 좋고 쓰레기라도 좋고 잿더미라도 좋지요 사랑하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