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자

건조한 겨울 “눈이 아파요”

추억66 2007. 12. 17. 09:55
건조한 겨울 “눈이 아파요”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바깥 공기도 차고 건조하지만 난방의 영향으로 실내 습도가 떨어져 눈물이 평소보다 빨리 마르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실내 활동이 늘어 안구건조증의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의 분비가 줄어들거나 눈물이 너무 빨리 말라 눈물막의 구조가 불안정해지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눈이 뻑뻑하고 모래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을 느끼며 환자에 따라 눈이 시리고 충혈이 잘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건조한 계절에 많이 발생하며 호르몬의 영향으로 눈물 분비가 줄어드는 폐경 전후 여성에게 흔한 질환이다.

또한 최근의 학설에 따르면 안구건조증은 단순한 눈물 부족 현상이 아닌, 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방치하다가는 심할 경우 각막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한국외안부연구회(회장 강남성모병원 안과 김만수 교수)에서는 겨울철 건조한 날씨에 고통받는 안구건조증 환자들을 위해 ‘겨울철 안구건조증을 이겨내는 8가지 수칙’을 권장했다.

1.가습기나 빨래를 활용하여 실내 습도를 60% 정도로 유지한다.

겨울철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 온도는 18도, 실내 습도는 60% 정도를 지키도록 한다. 실내가 건조할 때는 가습기나 젖은 빨래, 실내 식물 등을 활용하여 습도를 높이면 도움이 된다. 되도록 건조한 곳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겨울철 즐겨찾는 찜질방은 피로를 푸는 데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기온이 너무 높고 건조한 환경 때문에 안구건조증 환자들에게는 좋지 않다.

2.외출할 때는 안경이나 모자를 착용하여 바람이 직접 눈에 닿지 않도록 한다.

찬바람은 안구건조증 환자의 눈물을 앗아가는 눈물 도둑이다. 바람이 눈에 직접 닿게 되면 눈물의 증발이 많아지며 안구건조증이 심해진다. 반면 바람을 맞으면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사람도 있는데, 이 역시 안구건조증일 가능성이 높다. 안구건조증에 걸리면 눈물막의 정상적인 균형이 깨지며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출할 때는 안경이나 모자를 착용하여 바람을 피하도록 한다.

3.차 안에서는 히터 바람이 직접 눈에 닿지 않도록 조절한다.

겨울철에는 히터 사용으로 차 내 습도가 절반으로 곤두박질친다. 이렇게 건조한 실내에서 장시간 집중하여 앞을 보게 되면 눈의 피로와 건조한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춥다고 히터 바람이 얼굴에 직접 닿도록 하는 것도 금물이다. 바람이 나오는 위치를 조절하여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건조한 차 안에는 젖은 수건을 널어두면 습도를 높일 수 있다. 요즘에는 차량용 가습기도 있어 차 안의 습도 조절이 편리해졌다.

4.컴퓨터나 독서를 할 때는 50분마다 10분 정도 눈을 편안하게 쉬게 한다.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책을 볼 때는 자주 쉬는 것이 좋다. 사람은 무언가를 집중해서 바라볼 경우 평소보다 눈 깜빡거림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눈을 깜빡거리지 않으면 눈물이 고루 퍼지지 않아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컴퓨터나 독서를 할 때는 의식적으로라도 50분마다 10분 정도는 눈을 편안히 감고 쉬는 것이 눈 건강에 좋다.

5.눈화장이나 머리 염색은 피한다.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눈을 되도록 자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화장품이나 머리 염색약은 눈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눈 속에 들어가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각막에 염증이 생기면 눈물막에 균형이 깨져 눈물의 정상적인 분비와 순환에도 이상이 생기며 안구건조증이 나타난다. 평소 눈이 건조한 사람은 과도한 눈화장이나 머리염색은 피하도록 한다.

6.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한다.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는 각막을 덮고 있어 눈물막의 정상적인 형성을 방해하고 눈을 건조하게 한다. 특히 렌즈 사용자의 경우 눈이 건조할 때 식염수를 넣는 경우가 있는데, 식염수는 당장의 건조함은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눈을 보호하는 중요 성분을 씻어내 오히려 눈을 더 건조하게 한다.

7.눈이 건조할 때는 따뜻한 스팀 타월을 활용하여 눈 찜질을 한다.

건조한 환경에 눈이 뻑뻑하고 피로하다면 스팀 타월을 활용해 눈 찜질을 하는 것도 좋다. 물에 적신 수건을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너무 뜨겁지 않게 덥힌 후 눈 위에 올려두고 휴식을 취한다. 눈물샘을 자극하여 눈물 분비를 돕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눈의 불필요한 지방 성분을 씻어주는 역할을 하여 눈물샘에 발생하는 염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8.증상이 심할 때는 눈물 생성을 돕는 치료제를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치료한다.

건조한 날씨로 인해 일시적으로 눈이 건조해진 것이라면 인공눈물이 건조증을 완화한다. 그러나 인공눈물을 하루에도 3~4회 이상 점안해야 할 만큼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안구건조증 치료제를 통해 질환의 근본을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약은 안구건조증의 원인인 염증을 억제하는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이준규|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jkl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