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자
CT·MRI도 지나친 ‘초기 암’을 조기 발견… PET/CT 넌 누구냐?
추억66
2009. 1. 1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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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MRI도 지나친 ‘초기 암’을 조기 발견… PET/CT 넌 누구냐?
[2009.01.1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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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혈당증으로 A병원을 방문했다가 뜻밖의 췌장암 진단을 받은 주부 김모(35)씨, 폐암이 의심된다는 동네 병원의 소견에 따라 S병원 암센터를 찾은 이모(61·남)씨, 갑상선질환 전문병원 K의원에서 우연히 발견된 갑상선 결절이 정밀검사 결과 갑상선 유두암으로 최종 판명된 최모(36·여)씨….
이름과 직업, 거주지역, 성도 다른 이들은 모두 PET/CT란 방사선검사를 통해 치명적인 암을 조기에 발견한 환자들이다. 이들은 또한 앞서 CT와 MRI 검사를 받았으나 뚜렷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PET/CT가 이들에겐 한마디로 구세주와 같은 존재였던 셈이다.
PET/CT는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기능적인 변화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양전자방출촬영기'(PET)와 구조적인 변화를 영상화하는 '컴퓨터단층촬영기'(CT)를 결합시켜 두 검사를 동시에 시행하는 복합 진단 장비다.
시사잡지 타임지에 의해 2000년 한해 동안 선보인 각종 신기술 중 최고의 발명품이란 평가를 받은 PET/CT가 그동안 진화를 거듭, 당초 용도인 전이암 추적은 물론 각종 암을 발아(發芽) 단계에서 족집게처럼 찾아내고,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과 같은 난치성 뇌질환까지 발병 초기에 발견하는 데까지 적용 영역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국내에서 PET/CT를 가동 중인 병원은 90여곳에 이른다. 2003년 10여곳에서 불과 5년 사이 9배가 늘어났다. 대학병원 등 대형 종합병원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PET/CT가 서울광혜내과의원, 비에비스나무병원 등 중소 규모의 전문병원에도 경쟁적으로 설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갑상선암의 조기진단에 PET/CT를 이용하고 있는 서울광혜내과의원 이종석 원장은 "머지 않아 수면내시경과 같이 정기 종합검진 프로그램의 필수 추가 검사 장비로 뿌리를 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 국내 병원들은 거의 대부분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전이암 추적 용도 외에 PET/CT 검사를 포함시킨 정밀 암검진 프로그램을 상품화해 놓고 있다.
검진비용은 병원과 검사 질환에 따라, 또는 일반 종합검진에 추가되는 것인지에 따라 90만∼150만원까지 다양하다.
PET/CT 검사가 이렇듯 활발히 이뤄지는 것은 무엇보다 암진단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핵의학과 김병태 교수는 "암의 경우, 별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몸 속 어디에 암세포가 얼마나 자라고 있는지 빨리 찾아내는 진단기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PET/CT는 암 세포의 정확한 위치와 크기를 파악하는 데 있어 현재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진 장비"라고 지적했다.
PET/CT 검사는 우선 양전자를 방출하는 동위원소(11C, 15O, 13N, 18F 등)를 품고 있는 방사성 의약품을 몸에 주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약품은 정상세포를 만날 때와 암세포를 만날 때 각각 다른 반응을 보인다. 예를 들어 동위원소 18F에 포도당 성분을 혼합한 방사성 의약품 18FDG를 몸 안에 주입하면 뇌 심장 근육 등에 포도당 대사가 이루어진다. 암 조직은 정상 조직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의 포도당을 소모하기 때문에 몸 속 어느 부위에서 포도당의 소비량이 아주 높은 것으로 촬영되면 암 조직이 있다고 간주된다.
따라서 암 환자의 경우 암세포가 몸 속 어느 부위에 옮겨 붙었는지와 치료 후 재발 여부, 치료효과 등을 이 검사로 쉽게 알 수 있다.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도 10∼30분 정도로 짧다. 물론 이 기술을 이용하면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뇌기능의 변화도 초기에 찾아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종식 교수는 "항암제처럼 앞으로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도 적절한 약이 개발되면 PET/CT 검사가 조기 진단 및 치료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기수 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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