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쑥쑥 자라요
- 엄마랑 요리하기·벽화 그리기… 창의력 쑥쑥 자라요
- 우리들의 특별한 여름방학 창의력 놀이
- ▲ (왼쪽)민소와 엄마가 함께 그린 벽화는 방 분위기를 한껏 살려준다.(오른쪽)반죽을 밀고, 누르고, 오븐에 굽고‥·베이킹 시간이 즐거운 이민경, 김현빈, 박서현 어린이. 그리고 엄마 이은영씨.
벽화 그리며 '미술' 공부하기
안방, 아이방 벽면 곳곳이 그림으로 빼곡하다. 벽지 위에 그림 그리는 작업은 민소(8)가 세살 때부터 시작했다. "세 살 때부터 벽, 가구에 낙서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별로 말리고 싶지 않더라고요. 연필로만 그리던 아이에게 오히려 붓에 물감을 묻혀 주면서 더 그려보라고까지 했답니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엄마 조인숙(34)씨는 보통 엄마들처럼 집 안이 더러워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저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고 보았다. 굳이 '창의력'을 키우려고 했던건 아니지만 오히려 그것이 아이에겐 긍정적인 효과를 준 것 같단다. "낙서는 아이의 생각을 표현하는 한 방법이에요. 아이의 그림을 존중해주면 스스로의 자존감도 높아지고 가치관도 자연스레 형성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민소가 그린 그림을 침대 헤드 부분에 그대로 그려 넣기도 했어요."
조씨는 민소를 가졌을 때 꾸었던 태몽을 안방에 크게 그렸다. 배경이 하늘이라고 했는데 '하늘색'이 아니라 '분홍색' 이다. 어쩐지 이상했다. "민소가 핑크 톤을 좋아해서, 바탕색을 바꿨어요. 사물의 색에 대해 단정짓지 마세요. 고정관념은 아이들의 사고를 좁힐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어요." 올해 학교에 입학한 민소의 그림 실력은 어떨까? "미술 올림피아드대회에 나가서 금상을 수상했어요. 고흐, 모네 그림도 알아보고요. 아직은 1학년이니 두고 보아야겠지만 미술은 또래보다 잘 그리는 것 같아요."
요리하며 '숫자' '알파벳' 익히기
2주일에 한 번, 동네 친구들이 서현(5)이네 집으로 놀러 온다. 엄마와 함께 '요리하기' 시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가 찾은 날은 베이킹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빵을 만들 때 옆에 와서 귀찮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에게 밀가루 반죽을 조금씩 떼어줬죠. 너무 하고 싶어하는 눈치를 보이기에 심부름을 시켰더니 제법 잘 하더라고요." 엄마 이은영(35)씨의 말이다. 우유 반 컵, 물 한 컵, 설탕 2~3 스푼 넣으라고 하자 아이도 수를 세기 시작하더란다. 직접 동그라미, 세모, 네모의 쿠키도 만들고 숫자나 알파벳을 커터로 찍다 보니 자연스레 글자도 익히게 됐다. 학습적인 효과도 효과지만 소심하고 내성적이던 아이가 대화가 많아지고 사회성이 좋아진 것도 장점이다. "심리상담센터를 가야 하나 생각도 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도 잘 말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네요."
보드게임으로 '사칙 연산' 배우기
부르마블과 해리포터 체스게임으로 게임을 접하게 된 준혁(9)이. 일곱 살 때부터 게임하기 시작했다. 캐릭터를 좋아해 시작했는데 오히려 아이가 게임 자체에 관심을 갖게 됐단다. "아이가 TV나 컴퓨터 게임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아서 좋더라고요. 저도 아이와 함께 게임이 점점 재미있어졌어요. 그러다가 교육적인 게임을 찾기 시작했죠."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행복한바오밥의 연산 게임을 우연히 알게 됐다.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까지 게임을 통해 자연스레 공식과 암산을 하게 됐다. "선행 교육을 한 적이 없어요. 한글만 겨우 마치고 입학했는데 보드게임을 한 이후 놀랄 만큼 연산 능력이 향상돼 지금은 수학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과목이 되었답니다. 물론 성적도 상위권이고요." 게임에 흥미를 가진 준혁이가 오히려 시험에서 100점 맞을 테니 보드게임 3번만 같이 해달라고 엄마에게 요구하기도 한단다."게임할 땐 20~40분에 끝나는 것을 선택하세요. 단순한 게임부터 시작하면 좋습니다. 또 보드게임은 온 가족이 함께 해야 재미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 ▲ 동화책 속 그림같은 민소 방 벽면과 그 앞에 놓인 장난감은 동심을 더욱 자극할 만하다.
재활용품으로 '장난감' 만들기
어린이집 원장 이혜숙(47)씨는 남편과 함께 일본 유학길에 오르면서 '장난감 컨설턴트 과정'을 밟았다. 비싼 돈을 주고 장난감을 사지 않고도 응용하기에 따라 충분히 만들어 가지고 놀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우유팩, 과자 상자, 나무 젓가락 등 재활용품이 재료가 된다. 소박하지만 아이들은 정성과 아이디어가 듬뿍 들어간 자신의 작품에 애착을 갖게 된다고. 비싼 장난감을 한두 번 가지고 놀다 싫증 내는 경우와 상반되는 예다. "본인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기 때문에 장난감 만들기를 통해 각자의 끼와 창의력이 발휘되는 것 같아요. 망가져도 쉽게 고치거나 다시 만들 수 있어 좋죠."
만들기를 할 땐, 완성된 것 그리고 가지고 노는 법만 소개하라고 조언한다. 기획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어른이 너무 개입하면 획일적인 작품이 될 수 있기 때문. 친구들과 함께 만들 때에는 작품을 소개해 아이디어를 공유하여 창의력을 자극하는 것도 좋다.
"우유팩으로 악어 만들기, 과자상자로 곤충 만들기를 해보세요. 아이들도 재미있어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