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산소 손상을 줄여야 세포가 덜 늙는다
모든 인간은 산소로 호흡을 해야 살 수 있다. 그런데 이 산소는 대부분 체내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로 배출되지만 1~5% 정도는 활성산소가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활성산소는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와 각종 유전자 물질을 파괴하여 몸 속의 지방을 부패시키고 단백질, 탄수화물 성분까지도 파괴한다. 물론 섭생이 바르지 못한 경우에는 더 많은 활성산소가 만들어진다.
세포 내에는 각종 유전정보 센터인 DNA라는 물질이 있다. 활성산소는 이 DNA도 공격하여 손상을 입힌다. 그런데 우리 몸은 손상된 DNA를 즉시 수리하는 장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활성산소 이론에 의하면 어느 시점부터는 DNA 복구 속도에 비해 망가지는 속도가 더 빨라지기 시작하여 세포의 노화가 가속화 된다.
만일 DNA의 복구 속도를 빠르게 하는 약이 있다면 이는 바로 불로초가 될 것이다. 물론 아직은 그런 약이 없다. 하지만 DNA 손상 정도를 줄여주는 물질은 있다. 이것은 일부 특수층의 사람들만 구할 수 있는 비싸고 희귀한 물질이 아니다. 언제나 우리 곁에 가까이 있으며 언제든지 싼 값으로 쉽게 구할 수 있다. 바로 항산화제인 것이다.
노화차단 제 1원칙 덜 먹으면 덜 노화된다
많은 동물 연구에서 이미 입증되어 있으며 동시에 인간의 수명도 늘려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중 현재로서 가장 확실한 효과가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방법은 덜 먹는 것이다.
포유동물이 소모하는 산소의 90% 이상은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소모되며 이중 3% 내외 정도가 각종 유해 활성산소로 바뀐다. 따라서 덜 먹으면 이와 비례해 산소 소모량이 줄 것이고 자연히 활성산소 생성량도 줄어들어 수명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 혼돈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조건 덜 먹는게 아니며 필수 영양소는 제대로 섭취하면서 적정선으로 칼로리만을 줄이는 소위 양은 줄이되 질은 높은 식사를 말하는 것이다. 소식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실천 가능한 지침들을 알아보자
먼저 소식이란 무조건 적게 먹는 것이 아니라 필수 영양소들을 골고루 갖추면서 기름지지 않고 소박 정결하게 먹는 것이다.
소식을 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우선 각종 건강지표들이 청년수준으로 복귀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배불리 많이 드세요라는 인사말보다는 맛있게 드세요 라는 인사말이 훨씬 바람직하다.
소식의 실천 적기는 성장이 끝난 성인기부터이며 가능한 30% 절식에 도전해보는 것이다. 안되면 20%나 10%도 좋다.
다섯째, 만일 올바른 운동을 겸하게 되면 10% 절식만으로도 30%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절식을 처음 시작할 때는 정확한 영양소 및 칼로리 분석이 필요하므로 의사나 영양사의 처방을 받는다.
소식을 도저히 실천할 자신이 없는 사람은 과식을 말고 매끼 조금 모자란 듯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노화차단 제 2원칙 항산화 영양소 풍부한 음식 매일 섭취
파괴 반응을 막는 ‘천연 차단물질’을 섭취한다
활성산소의 파괴적인 연쇄반응을 막는 천연 차단 물질이라고 하니까 무슨 거창한 물질을 생각하기 쉬운데 다름 아닌 항산화 영양분이 풍부한 식품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음과 같은 식사 원칙을 지키게 되면 활성산소가 덜 생기는 동시에 항산화 물질을 듬뿍 먹을 수 있게 된다.
활성산소 파괴반응을 가장 적게 해주는 식사법 12가지를 보자.
▶ 기름진 음식 복용을 줄여라. 이중 특히 튀김 종류의 패스트 푸드는 먹지 마라.
▶ 수소 처리된 기름이 들어있는 식품을 피하라(대표적인 예 : 과자류).
▶ 지방을 먹을 때 단일 불포화지방(예 : 올리브 기름)이나 다가 불포화지방(예 : 식물성 기름)을 먹어라.
▶ 설탕을 줄여라. 설탕이 듬뿍 들어간 음식은 대부분 지방도 많이 들어있어서 더욱 나쁘다.
▶ 신선하거나 살짝 데친 야채의 섭취량, 종류를 늘리고 가능한 매끼 먹도록 하라.
▶ 다양한 색깔의 제철에 나는 신선한 과일을 먹어라. 한번에 한가지 과일을 먹기보다는 조금씩 여러 가지 과일을 먹도록 하라.
▶ 콩이나 콩으로 만든 식품을 많이 복용하라.
▶ 육류 섭취를 주 1회로 줄이고 염분 섭취를 줄여라.
▶ 녹차를 매일 마셔라.
▶ 훈제, 소금으로 절인 식품도 아주 가끔 먹는 정도로만 하라.
▶ 타거나 숯불에 구운 음식은 피하되 어쩔 수 없이 먹게 될 때는 꼭 항산화제를 같이 복용하라.
▶ 발색소가 들어있는 식품을 피하라. 발색소 첨가 여부는 포장지 설명을 보면 알 수 있다.
비타민 C·E·베타카로틴·셀레늄이 합쳐지면
초강력 항산화제
활성산소 공격에 의한 세포의 손상과 노화를 막기 위해 식사법을 지키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아니면 따로 항산화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은가? 이에 대한 답변은 학자들 간에도 이견이 있다. 즉 음식 섭취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주장과 따로 보충제의 추가 복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필자의 견해는 따로 항산화제를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불행히도 현대인의 대부분은 ‘평균적으로 건강한 사람’에 속하지 못한다. 흡연과 과음, 정신적 스트레스에다 이런 저런 약물을 복용하고 급·만성병을 갖고 있으며 가끔은 병원 신세도 진다.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잘 풀리지 않으며 식생활, 생활습관도 불규칙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노화가 천천히 되게 하고 각종 질병을 막을 수 있을까 하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데, ‘평균적으로 건강한 사람’을 기준으로 한 영양소의 하루 섭취 권장량(RDA)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전세계 노화 전문가들도 스스로 건강을 위해 항산화제를 복용하고 있다.
다음은 노화방지를 위한 항산화제의 복용 예이다. 비타민C는 하루 500~3000㎎, 비타민 E는 하루 400 단위, 베타카로틴은 10~15㎎, 셀레늄은 500㎍(마이크로그램)이다.
물론 각각의 영양소에 대한 복용법도 있다. 비타민C는 항상 몸 속에 농도가 높게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타민 정제를 먹거나 비타민C가 풍부한 감귤류, 고추, 피망, 토마토, 브로콜리 등을 자주 먹도록 해야 한다. 용량은 하루 250㎎~1000㎎ 정도가 무난하며 스트레스나 몸이 안 좋을 때는 약간 더 복용한다. 비타민C는 물에 녹으므로 가능한 하루 3~4번 나누어 먹는게 좋고 깨물어 먹는 정제는 당분이 안 섞인 것이 바람직하며 치아가 상할 수 있으므로 파우더 형태가 좋다. 참고로 음식에서 키위 한 개에는 80㎎ 정도의 비타민C가 들어있으며, 커다란 오렌지 한 개에는 70㎎ 정도의 비타민C가 들어있다.
적당한 운동과 긍정적사고도 병행해야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세포를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E는 배아기름이나 짙은 녹색채소, 땅콩류, 간, 정백처리 안된 전곡류 등에 풍부하다.
비타민E를 복용하는 사람 중에 부작용을 경험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때때로 과량 복용하는 사람은 초기 혈압이 약간 오르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음식으로부터도 비타민E를 섭취할 수 있지만 확실한 항노화효과를 보고 싶으면 추가로 정제를 보충하는 것이 좋다. 항노화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양인 하루 400 단위를 음식으로 섭취하려면 매일 2ℓ의 옥수수기름, 2.5㎏ 정도의 밀배아, 8컵 분량의 아몬드나 22컵 분량의 땅콩을 먹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하루 22,250 Cal와 2,000g에 육박하는 기름을 매일 먹어야 한다.
하루 100 단위 정도의 비타민E로도 심장마비 예방 효과가 있지만 가장 추천되는 하루 복용량은 400 단위. 이것도 가능한 두 번으로 나누어 한번에 200 단위씩 식후 바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하루 800 단위까지는 복용 안전량에 속하지만 400 단위 이상 복용시에는 항응고 효과가 있으므로 만일 다른 질병으로 혈전 예방용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를 먹고 있는 사람은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베타카로틴은 비타민C나 비타민E에 비해 음식물로부터 충분한 양의 섭취가 아주 용이하다. 예를 들어 짙은 황색이나 녹색의 야채, 과일을 매일 수차례 먹으면 된다. 하지만 몇몇 연구에 의하면 우리 신체는 음식물 속의 베타카로틴보다는 정제 형태의 베타카로틴을 더 잘 흡수한다.
음식물로만 베타카로틴을 섭취하기를 원한다면 날 것보다는 살짝 익힌 것을 먹는 것이 소화에 더 유리하다. 너무 익혀 먹게 되면 베타카로틴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하루 10~15㎎ 정도의 베타카로틴 보충제 복용을 추천한다. 이것도 한번에 먹기보다는 수차례 나누어 먹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하루 양을 3번 나누어 먹게 되면 한 번에 먹는 것에 비해 3배 정도 더 이롭다. 또 베타카로틴은 지방질이 있어야 소화 흡수가 잘 되므로 빈속보다는 식사 후 바로 먹는 것이 좋다.
역시 강력한 항산화 효과가 있는 셀레늄은 심장병을 줄여주고 암을 예방하며 면역기능을 좋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1000㎍(마이크로그램) 이상 과량을 복용하면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하고 암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부작용 보고가 있다.
셀레늄이 가장 많이 들어있는 식품은 브라질 호두이며 그외 곡류, 해바라기씨, 육류, 마늘, 해산물(특히 참치, 황새치, 굴)에도 많이 들어있다. 만일 브라질 호두 같은 것을 매일 먹기 힘들면 정제로 하루 100~200㎍ 정도를 보충해야 항노화, 항암효과를 볼 수 있다. 이보다 더 많이 먹으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참고로 대부분의 항노화 전문가들이 권하는 하루 복용 추천량도 100~200㎍ 정도이다.
끝으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항산화 영양소 섭취와 항산화제 보충법’이 노화방지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는 점이다. 유전적인 요인, 적당한 운동, 긍정적인 사고를 통한 스트레스 관리들 역시 매우 중요하다.
나에게 가장 적합한 비타민C 용량은?
비타민C를 필요 이상 복용할 경우 설사가 유발된다. 따라서 자신에게 필요한 비타민C양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내는 방법 중의 하나는 설사가 나기 직전까지 양을 늘려 보는 것이다. 만일 하루 10g을 먹어도 설사가 나지 않으면 당신의 몸은 아직 비타민C 의 초과상태가 아니라는 뜻이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남자는 체중 1㎏ 당 약 3.3㎎, 여자는 약 2.2㎎(예 : 70㎏ 남자는 하루 약 230㎎의 비타민C 필요)의 비타민C 가 필요한 양이라고 제시하였다. 그리고 비타민C 과량 복용으로 신장결석이 생길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최근 8편의 연구에서도 아무런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특정한 사람에게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므로 의사와 상의해보는 것이 좋다.
활성산소에 의한 인체의 파괴 반응을 가장 적게 해주는 실천적인 방법은 녹황색 야채, 과일 등 항산화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매일 섭취하는 것이며, 영양소는 제대로 섭취하면서 적정선으로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다.
세포의 손상과 노화를 막기 위해서는 식사법 외에 따로 항산화제를 복용할 필요도 있다.
도움말: 이영진 교수(중문의과대학 교수, 분당 차병원 가정의학과)